꼬마빌딩 건물주가 되기까지 우리는 많은 전문가와 전문업체를 만난다. 그 과정속에서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용역계약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가끔 우리는 이런 전문가들에 대해 과대평가를 하기도 하고, 지나친 기대로 가능하지 않는 것을 바라기도 한다.
전문가가 다 알아서 해 줄거라고? 오해와 착각 두가지.
필자는 건축사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 졸업하고 건축실무에 몸을 담은지 30년이 넘었다. 수많은 크고 작은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의 설계, 감리와 중소규모 꼬마빌딩은 직접 개발사업을 했으니 그 분야의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이런 나 자신이 꼬마빌딩 건물주가 된 후 ‘전문가에게 다 맡기지 말라’ 는 말을 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전문가의 노하우나 기술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예비건물주가 가지는 전문가에 대한 잘못된 기대와 착각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필자는 몇 년전 직접 예비건물주가 되어 땅을 사고 건물을 짓고 임대를 주고 직접 건물관리까지 하는 전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예비 건물주가 반드시 직접 챙겨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예비 건물주들이 전문가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의존하거나 착각하는 두가지 일이 있다. 그게 무엇일까?
건물주가 되기위해 만나는 많은 전문가들
꼬마빌딩의 주인이 되는 과정은 일반적으로 ‘부동산 매입 -> 건축, 인테리어설계 -> 신축 혹은 리모델링 -> 임대 -> 건물관리’ 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매입이라면 건물이 없는 상태의 빈땅을 매입할 수도 있고, 건물이 포함된 땅을 매입할 수도 있다. 빈땅이라면 당연히 건물 신축을 해야한다. 건물이 있는 경우라면 건물상태에 따라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를 하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을 하기도 한다. 여하튼 이러한 과정은 건물의 가치를 높여 수익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다. 그 이후에 입지에 따라 원룸이나 투룸같은 주택, 사무실이나 음식점 등으로 지어진 건물을 임대해서 비로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러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게 된다. 첫째는 부동산 정보를 얻거나 매입을 하기위해 ‘부동산중개사무소’를 만난다. 둘째는 신축이든 리모델링을 위해 ‘건축설계사무소’ 나 ‘인테리어업체’ 를 만난다. 세번째는 공사를 맡아줄 ‘시공업체’를 만나야한다. 네 번째는 임대를 위해 지역의 ‘부동산중개사무소’를 만나고 마지막으로 건물관리를 전문업체에게 맡긴다면 ‘건물 관리업체’ 를 만날 수도 있다. 이렇듯 각 과정별로 여러 전문가나 전문업체들이 시장에는 존재하고 활동하고 있다.
편하게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각 과정별로 전문가들이 다 있으니, 땅 알아보는 것은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맡기면 되고, 건축설계는 건축사에게 맡기고, 건물공사는 시공회사가 알아서 잘 할 것이고 나중에 임대는 주변의 부동산에서 알아서 해줄텐데 뭐가 고민이냐고? 맞는 말이다. 그렇게 하면 건물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참으로 편하고 안일한 생각이다. 단순히 건물주가 되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렇게 편하게 모든 것을 맡겨도 된다. 그런데, 만약 정말 똘똘한 꼬마빌딩의 주인이 되고자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건물을 갖고자 한다면 전문가라고 생각해서 막연히 의존하기 보다 꼭 직접 챙겨야할 내용이 있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첫째, 매물 비교분석을 부동산중개사무소가 다 해줄거라고? 기대하지 마라.
여러분들이 앞으로 땅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중개사무소나 빌딩전문 컨설팅업체라는 곳을 통해 수많은 매물을 추천받게 된다. 그런데 사실 중요한 것은 추천받는 매물의 수가 아니다. 아무리 많은 매물을 받아보아도 비교분석할 수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분석할 수 있어야 좋고 나쁜지 판단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어야 수십개의 매물중 단하나의 좋은 땅, 건물을 골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면 이렇게 중요한 비교분석은 누가 하는 것일까?
당연히 추천해준 부동산중개사무소에 의견을 물어볼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사실 들을 수 있는 말이 거의 정해져있다. 대부분은 ‘그 정도면 괜찬은 물건’, ‘주변 시세보다 싼 땅’ ‘수익이 잘 나올 땅’ ‘미래가치가 높은 물건’ 정도의 두리뭉실한 말이다. 심지어 빌딩전문 컨설팅업체라는 곳에서 주는 '사업성 검토보고서'라는 것을 받아보아도, 지하철에서 접근 거리, 주변 시세, 현재의 임대수입 등 어쩌면 일반인도 조금만 노력하면 알 수 있는 정도의 내용만 있다. 결론적으로 매물 정보를 주는 업체들이 각자 자신이 소개한 매물이 ‘괜찬은 물건’ 이라는 말만 계속 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매수를 결정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이런 정도의 '의견' 만 듣고 매수를 결정할 수 있는 예비건물주는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예비건물주들이 이 중요한 '매물 비교분석' 일을 자신의 몫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부동산 중개사무소의 의견에 의존하고 판단을 기대한다. 정말 운이 좋아서 자신이 소개한 매물뿐만 아니라 다른 매물까지 비교분석을 공짜로 해주는, 또는 할 수 있는 중개사무소를 만난다면 정말 행운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현실적으로 극히 드물다. 또한 이렇게 중요한 판단을 온전히 남에게 의존하는 예비건물주는 대부분 최종까지 땅을 결정하지 못해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많다. 자신이 어느정도라도 알지못하면 확신이 서지않기 때문에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한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해서 부동산중개사무소나 빌딩 컨설팅업체라는 곳은 매물을 중개하는 곳일뿐이라고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게 현실적인 조언이다. 시장조사와 매물에 대한 분석은 온전히 나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부동산중개사무소의 수익은 '중개' 에 대한 수수료다. 전문적인 부동산 시장조사나 매물비교 분석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중개사무소의 분석과 판단에 지나치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의존하려 한다. 의견을 참조는 할 수 있어도 의존을 해서는 안된다. 중개사무소의 본연의 업무는 중개를 하는 것이고,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어떤 땅이라도 계약으로 연결되면 중개한 사무소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온전히 나와 같은, 내 남은 노후를 위해 혹은 어렵게 만든 돈을 투자해서 절대 실패하면 안되는 절실한 입장일 수 있을까? 물론 나의 일처럼 생각하는 업체나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시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느 유명한 부동산투자 전문가의 말이 기억이 난다. '적어도 자신이 사고 싶어하는 매물의 입지분석은 스스로 할 줄 알아야 건물주의 자격이 있다' 라는. 정말 공감한다. 어려워도 스스로 분석능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원하는 똘똘한 꼬마빌딩을 얻을 수 있다.
둘째, 건축설계사무소, 시공회사는 ‘건축 전문가’ 이지 ‘부동산 전문가’ 가 아니다.
얼마전 개포동에 땅을 가지신 60대 부부를 만났다. 10여년전 땅면적 55평되는 오래된 주택을 매입하셨는데 이제 건물을 지어서 아래층은 세를 받고 제일 윗층은 직접 살고 싶으시다고 한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여러 건축설계사무소를 만났는데 부동산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아 믿음이 가지 않아요‘ 라고 하신다. 두분의 전문가에 대한 기대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모든 건축설계사무소가 부동산을 잘 알것' 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된다.
필자 역시도 10년전까지만 해도 건축 전문가였을 뿐이다. 그 당시까지 거의 20년 가까이 수많은 프로젝트의 건축설계, 감리를 해왔으니 건축전문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막상 꼬마빌딩 투자를 결심하고 일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인정하게 된 것이 있다. “건축 전문가와 부동산 전문가는 다른 거구나” 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건축설계사무소는 건축법과 설계기술을 바탕으로 건축설계와 감리를 전문으로 하는 '건축설계 전문가' 집단이다. 건설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건축설계사무소가 만든 건축설계 도면을 기준으로 보유한 시공기술력을 발휘하여 공사업무를 수행하는 '건축시공 전문가' 집단이다.
하지만 설계도면과 최종 지어질 건물에 담겨져야할 내용들 ㅡ 그 지역에 원룸이 좋은지 투룸이 좋은지, 룸의 구성비율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점포는 있는게 나은지, 점포면적이나 분할은 어떻게 해야 임대가 잘 나가는지 등등 ㅡ 은 '부동산' 영역의 내용이다. 이런 부동산 관련내용은 해당 지역의 시장조사와 분석을 통해 알 수 있고, 이러한 부동산 분석은 일반적으로 건축설계사무소나 건설회사가 하는 일이 아니다. 부동산 개발에 대한 기준이 나오면 건축설계사무소와 건설회사는 건축전문가로서 그 기준을 바탕으로 의뢰한 땅에 맞는 최적의 건축설계와 건축시공 업무를 수행한다.
이렇듯 '건축' 과 '부동산' 은 내용이 전혀 다른 것임에도 예비건물주들은 대부분의 건축설계사무소나 건설회사가 부동산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그리고 의존하려 한다. 물론 해당지역에 많은 설계와 공사실적이 있는 경우에 어느정도 부동산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겠지만, 역시나 조언, 의견 정도로 생각해야할 뿐 최종 건물에 담을 부동산 내용들은 예비건물주가 직접 방향을 정하거나, 또다른 부동산 전문가에게 의뢰할 일이다. 물리적으로 건물을 짓는 일도 너무나 중요한 일이지만, 그 건물에 담겨질 부동산적인 내용에 따라 수익의 승패가 갈려지는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예비건축주가 직접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좀더 냉정하게 이야기해보자. 세상은 공짜가 없다. 업체는 주어진 역할만큼 주어진 용역비만큼 일을 하고 그 댓가를 받는다. 부동산중개사무소는 땅계약만 성사시키면 수수료가 나온다. 건축설계사무소와 시공회사는 건물만 다 지어지면 용역대금을 받을 수 있다. 임대도 마찬가지로 어떤 업종이든 임차계약만 채결하면 중개비를 받게 된다. 그런데, 만약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떤 업체가 정말 나자신의 일처럼 밤새워 여러가지 측면에서 고민하고 오랜시간을 들여서 검토해줄 수 있을까? 모두는 아닐 수 있겠지만 대부분 그렇게 하지는 못한다. 업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여러분이 꼬마빌딩을 소유하는 것이 자신의 개인 이익을 위한 것인 것처럼, 각 전문업체들도 각자 업체의 이익을 얻는 것이 최우선 목적이다. 그래서, 업체들도 손해보지 않을 정도의 시간과 노력안에서 일을 수행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업체에게 용역범위, 본연의 업무 이상의 지나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옳다. 그런데, 어떤 예비 건물주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세부적으로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줄 것이라 막연히 기대한다. 또 위에 언급한 내용처럼 본연의 업무 이상의 부분을 해줄거라고 착각한다.
수동적으로 전문가니까 다 알아서 해주려니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꼬마빌딩 건물주가 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의 전문가는 다 있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일처럼 치열하게 분석하고 책임져줄 사람은 없다. 예비 건물주 자신이 최소한 무엇이 좋고 나쁜지, 어떻게 가야하는지 기본적인 투자지식과 볼 수 있는 눈은 준비가 되있어야한다. 그래야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
ㅡ 다음 이야기.....
'입지가 같으면 수익이 같을 거라고?' 착각은 자유
투자자들이 하는 막연한 기대와 착각에 대한 이야기
[이 자료는 대한민국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작성된 모든 내용의 권리는 작성자에게 있으며, 작성자의 동의없는 사용이 금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