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 왜 계속 글을 페북에 올려요?
나 : 그러게요.
그 : 혹시 관심종자? 줄여서 관종?
나 : 그런데. 관심종자라고 내가 한 번씩 내가 나 스스로 뭐 비하는 하는데... 관심종자, 관심병은 관심을 받으려고 하는 짓이 남에게 피해를 줄 때 쓰는 말이에요. (나무위키-관심병 참고)
관심종자(관심병에 걸린 사람, 유의어-관심병자, 의학용어-연극성 인격장애)
- 관심병 :남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심해서 병폐 수준인 상태
그런데 저는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으니.. 관심종자라는 단어는 좀 너무 멀리간 것 같고
관심 욕구가 좀 크고, 솔직한 사람. 그리고 그 욕구를 건전하게 해소 중인 사람인 것 같긴 해요.
제 생각인데 수요일밴드나 교사영상제작단 뻘짓이나 승진안행이나 이런 글이나 옆반TV나... 사람들이 재미있을만한 콘텐츠들을 제가 많이 기획하고 만들긴 했잖아요. 안 그래요? 인정해 줘요 인정 인정...
그 : 이.. 인정 알겠어요. 인정 줄게요 인정.
나 : 고마워요. 인정 받는게 저는 참 좋아요.
그 : 어릴 때 사랑을 많이 못 받은 게 티가 많이 나는 것 같아요.
나 : 들켰나요?
그런데 사랑을 못 받았다고 페북에 몇 번 이야기를 했는데
또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니 생각보다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머니보다는 아버지한테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어머니 사랑이 좀 결핍이 있었나? 모르겠어요.
아니면 어머니가 많이 사랑했는데 제 사랑, 인정 욕구가 너무 커서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니면 형한테 느끼는 질투심 때문에 제가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고...
아무튼 그래요.
어릴 때 사랑을 많이 받았든 못 받았든
지금 생각으로는 그 어릴 때 사랑을 못 받았다고 생각하는 꼬맹이 박대현이 지금의 표현하고 욕구하고 인정받고 관심받고 싶어 하는 저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 것 같아요.
그 : 사연이 깊네요.
나 : 그러게요. 지난겨울에 어린 시절의 욕구불만인 꼬마 박대현의 슬픔을 온전히 느꼈어요.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그 : 그래요?
나 : 많이 울었어요 혼자. 한동안 혼자 있을 때는 슬픔에 계속 잠겨 있었는데 지금은 좀 많이 나아졌어요.
그 : 재미있어요. 그랬더니 어때요?
나 : 제가 왜 표현하고, 관심이나 인정을 많이 원하게 되었는지 이해가게 되었어요.
그랬더니 마음이 되게 편한 거예요.
예전에는 그냥 막연하게 인정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고 그랬던 것 같은데
어린 시절의 저를 만나고 나서는 왜 제가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때 행복감을 느끼고 즐거움을 느끼는지 좀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그 : 그랬네요. 재미있어요.
나 : 누구나 어린 시절의 어떤 자기가 생각하는 슬픈 모습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슬픈 모습을 좀처럼 마주하기가 쉽지 않죠. 용기가 필요해요. 인정하기도 싫고 그럴 거예요.
그래서 어린 시절에 사랑받는 게 중요해요. 아무리 사랑을 줘도 자신의 아픈 모습을 만들어서 성장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슬픔을 마주 했을 때 사랑받았다는 그런 기억이 있으면 분명 더 긍정적으로 잘 성장할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아들 딸에게 잘 하는 이유입니다.
그 : 어린 시절에 사랑을 받았지만 당신은 슬픈 꼬마 박대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슬픈 꼬마 박대현을 극복하기 위해 성장했다.
그러나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있었기에 그런 아픔들을 잘 이겨낸다.
그리고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나요?
나 : 오 똑똑해요. 대충 이야기해도 정리를 해주네요. 대충 이야기할게요. 인제.
그 : 어차피 정리는 한 사람이 합니다.
나 : 그런데 다른 사람들까지 다 그렇다고는 말 못 하겠어요. 심리 치료 공부하시는 선생님들은 어떻게 이해하실지 모르겠네요.
그 : 그렇군요. 그럼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서 왜 페북에 글을 계속 올려요?
나 : 브런치에 글을 쓰기는 작년 승진 이야기할 때부터 글을 많이 쓰기 시작했어요.
솔직한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어요.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저는 편해지더라고요. 글을 쓰니까.
그리고 페북에 전체 공개로 글을 올려요.
이렇게 누구나 보는 곳에 내가 내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낼 때
스스로에게 당당함이 생기고, 용기가 생겨요.
그리고 의외로 신기하게 편안해져요.
아마 편한 건 거짓이 없어서 그럴 거예요.
거짓 없이 살고 싶거든요. 내 삶과 내 말과 내 글이 하나가 되면 좋겠어요.
글을 쓰면 그 글이 또 내 삶에 영향을 미쳐요 그리고 내 말에도 내 글에도 영향을 줘요.
제게 성찰을 하게 만들어줘요. 글쓰기는요.
그렇게 성장하기 위해서 이렇게 페북에 글을 많이 써요.
그 : 편안하고, 성찰하기 위해 남들이 보는 페북에 글을 쓴다.
알겠어요. 그런데 당신의 글을 보기 싫은 사람들에게도 뜰 수가 있잖아요.
나 : 그런데 제 글 재미있지 않나요?
저는 진짜 제 글 보고 또 봐요. 정말. 재미있어서요.
진짜예요.
그 : 사람마다 다르겠죠.
나 : 페이스북, 브런치의 친구, 팔로워를 합치면 좀 겹치기도 하지만 6천 명이 넘어요 재미없으면! 이 정도가 되었겠습니까?! 하하하
그 : 자신감이 넘치네요. 노래는 재미있던데.. 노래는 요새 안 만드나요?
나 :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이렇게 다 푸니까... 또 수시로 영상 만들어서 표현하니까.... 노래가 안 나와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뭔가 표현하고 싶은데 아무도 나를 안 봐줄 때 나왔던 게 노래였던 것 같아요.
가수들이 유명해지고 예능을 하면 왜 앨범을 안 내는지 조금 이해가 되었어요
그 : 이해 못할 것 같은데... 이해했다니 다른 말은 않겠습니다.
그럼 글은 계속 쓸 건가요?
나 : 당기면 계속 쓸 겁니다. 안 쓰고 싶으면 안 쓰고. 요새는 이거 문답하는 게 재미있어서 좀 써 보려고요.
그 : 그래요. 응원합니다.
나 :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