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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대현 Jan 22. 2016

삶을 가꾸는 곡 짓기-연수 후기#4

#1 연수를 준비하면서 https://brunch.co.kr/@sooband/90

#2 나를 놓다.(첫째 날 오전, 오후) https://brunch.co.kr/@sooband/91

#3 불타는 밤(첫째 날 밤) https://brunch.co.kr/@sooband/92

#4 실험의 성공(둘째 날) https://brunch.co.kr/@sooband/93


#4 실험의 성공(둘째 날)

1박 2일동안 가사만 써온 자기만의 곡을 하룻밤새 작곡해 자작곡을 완성하고 조원끼리 편곡해서 다음날 공연하는 연수.....
실험적인 연수는 성공합니다... ^^;;


가. 아침부터 장난 아님

원래 9시부터 이가현 보컬의 가창 수업이었는데 10시로 미뤘어요.

선생님들 목도 좀 푸셔야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선생님들 자작곡 연습을 하셔야 하니까요.

선생님들 얼굴이 약간 피곤해 보이는데 새벽 3시 4시까지 연습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들 열정이 어마어마했어요


나. 이가현 보컬 수업

보컬 가현이가 올해로 4년째네요 수요일밴드를 하면서 성장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어요

비싼 피아노 학원은 2년 넘게 다니고, 대학원 평생교육원 성악도 1년 넘게 다니고요.

그래서 정말 음색이나, 노래하는 게 수요일밴드 초기와는 많이 다르게 발전되었거든요.

이번 연수를 만들면서 선생님들에게 교실에서 써먹을 수 있는 가창 지도 방법을 소개 해 달라했고

가현이가 정말 정말 정말 많이 고민하고, 걱정하고 하면서 연수를 준비했고

재미있고 알차게 연수를 했어요.


다. 진짜 연습

가창 수업을 하고 선생님들이 밤새 만든 자작곡들을 준비합니다.

슈스케 슈퍼위크 조미션인줄!!


라. 진짜 발표

연수 참여한 모든 선생님들이 자기들이 쓴 자작곡을 발표합니다.

에듀니티에서 촬영을 했고 차후 편집이 되면 에듀니티 유튜브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어요.

ㅎㅎㅎ

학교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부부 이야기.... 선생님들의 인생 이야기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담긴 노래들..

너무나 긴장하시면서 자기의 속살을 드러내듯 부끄러워하시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들이 선합니다.


연수를 기획해주신 강호민 선생님께서 만들어 주신 영상이 있네요.

제가 쓴 글보다 생생하게~~ 잘 담아주셨습니다.

정재성 감독의 후기도, 에듀니티 박종서 팀장의 후기도..  기대됩니다.


마. 끝으로

이번 연수는 대구전교조초등남부지회 강호민 선생님의 제의, 그리고 용기(!)로 시작되었습니다.(음악을 사랑하시는 선생님의 소울! 그리고 멋진 자작곡! 응원합니다!)


재미있으려고 시작한 연수인데 연수에 참여한 선생님들보다 강사라는 제가 더 감동을 받았습니다.

현수막에 적힌 "수요일밴드와 함께하는" 이 부분이 참 부끄럽더라고요. 수요일밴드를 빼 버리고 싶었습니다.

함께하는 삶을 가꾸는 곡 짓기 연수 가 어울리는 제목이었어요.


선생님들에게 시간과 공간, 그리고 동료들을 만나는 자리만 마련했을 뿐인데 이렇게 솔직하고 가감 없이 자기의 이야기를 드러내고 노래를 만들고 불러주셨습니다.

연수에 참여한 선생님들이 무척 행복했고, 이렇게 선생님들이  행복해하시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게 저 스스로도 상당한 감동과 기쁨이 생기더군요. 연수에 참여하신 선생님들 모두 모두 너무 고맙습니다.


연수가 끝난 지금 선생님들이 만든 노래를 흥얼흥얼 합니다. 빨리 선생님들의 작품을 보고 싶습니다.

바쁜 거 알지만 에듀니티 박종서 팀장의 손 빠른 처리 부탁드립니다. ㅋㅋㅋㅋ



몇 분의 선생님들의 연수 후기로  마무리합니다.


김명중 선생님의 후기

160118-19 '삶을 가꾸는 곡 짓기 연수'를 다녀와서

난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회원이다. 바로 삶을 가꾸는 글쓰기, 이오덕 선생님이 만드신 연구회다. 선생으로 살아가는데 큰 기둥이 되는 소중한 모임이다. 곡 짓기  연수받기 바로 전 글쓰기 연수가 있어 몸이 좀 피곤했다. 두 아이와 또 고생할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컸다. 차로 세 시간이 걸리는 대구로 연수를 나서기에는 큰 마음이 필요했다.

삶을 가꾸는 곡 짓기. 바로 '삶을 가꾸는'이라는 연수 제목이 다시 나를 끌었다. 가사를 써오는 숙제는 예전에 써놓은 시 몇 편, 공개수업 망친 기억을 돌려 쓴 글 이렇게 준비해갔다. 내 노래 하나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갖고 연수장소에 도착했다. 서로 소개를 마치고 대현, 가현 샘 노래 이야기, 노래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들었다. 홈레코딩 장비 소개를 듣고 내가 어떻게 시작할지도 생각해봤다.

얻은 것은 자신감이다. 대현샘이 악보를 잘 보지 못한다는 얘기에 용기가 났다. 노래를 몇 번 만들려고 했다가 악보로 옮기기 힘들어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필요하면 노래를 들려줘 악보를 잘 옮기는 사람에게 부탁해도 되겠다 싶었다.

이번에도 만든 노래가 자꾸 바뀌어 악보를 적었는데 엉망진창이었다. 마침 우리 조원 노윤정 선생님이 잘 옮겨주셨다. 이렇게 하면 되겠지 싶다. 악보보다 중요한 건 노래를 만들려는 마음이다. 악보를 잘 못 보지만 멋진 노래를 만드는 대현 샘을 보며 소중한 걸 깨달았다.

드디어 조별 노래 만드는 시간이다. 가사를 몇 개 가지고 왔지만 '공개수업 망친 날' 가사는 너무 길어 부담되고 내 마음을 울렸던 짧은 시를 골랐다. 처음이라 욕심을 버렸다. 그 전에 녹음해뒀던 멜로디도 들어봤지만 별 도움은 안됐다. 어울리는 코드 진행으로 코드를 정해 기타를 치며 멜로디를 찾아갔다.

멜로디를 찾고 다시 부르면 노래가 달라져 애를 먹었다. 욕심을 낼수록 노래는 더 안 만들어졌다. 욕심을 버리고 그냥 떠오르는 느낌으로 썼다. 같은 조원들 중 음악 선생님이 두 분이나 계셔서 큰 도움이 됐다. 각자 곡 쓰는데 너무 힘을 쏟아 함께 부르고 맞춰보지 못한 아쉬움은 조금 남는다.

이가현 선생님 즐거운 노래 시간으로 둘째 날을 열었다. 음악 수업하며 노래 부르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몇 번 상처를 받았다. 나부터 즐겁게 부르는 마음부터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밥을 먹고 드디어 발표시간이다.

준비시간이 짧았지만 그래도 시작했다. 아이 키우는 이야기, 학교 이야기, 부부 관계, 짝사랑, 세월호 이야기까지 정말 다양한 노래 이야기가 나왔다. 가수 뺨치는 선생님 노래를 들으며 감탄하고, 재밌는 노래 이야기에 깔깔 웃으며, 슬픈 노래 이야기는 가슴을 찡하게 했다.  

매끄러운 프로 가수 공연은 아니었다. 발표하는 선생님들 목소리는 떨렸고, 마이크를 잡은 손들은 더 떨렸다. 실수도 하고 투박한 공연이었지만 난 마음이 뜨거워졌다. 그 이유는 바로 노래 속에 삶이 담겨있어서다. 남이 만든 노래가 아닌 내 노래를 불러서다. 그게 바로 삶을 가꾸는 노래가 아닐까 싶다. 나도 내 인생의 첫 곡 '새소리'를 발표했고, 음정, 박자 모두 어설펐지만 내가 가수는 아니라는 것과 내 노래를 불렀다는데 위안을 삼았다.

글쓰기는 삶의 소중한 순간을 붙잡는 힘이 있다. 그런 글에 노래를 입히면 더 아름답게 오래 남고 그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다. 바로 그게 노래의 힘이 아닐까 싶다. 올해에는 아이들 글에 노래를 입혀 따뜻하게 이야기해보고 싶다. 소중한 출발을 도와준 수요일밴드와 함께 한 선생님들 모두 참 고맙다. 서로 사는 이야기를 노래로 다시 만나고 싶다. 내용 접기
이주현 선생님 후기

1/18-1/19 대구낙동교육수련원에서 진행된 수요일밴드와 함께하는 삶을 가꾸는 곡 짓기 연수를 다녀왔다^^
교사들만이 실감할 수 있는 학교현장의 일상들로 노래를 만들어 활동하는 수요일밴드의 감성과 센스가 너~무 궁금하여 가고 싶어 진, 차마 혼자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친구에게 함께 가자 했지만 거절당하고 포기하려는 찰나.
같이 근무하는 음악 전문가 동기가 간다하길래 조금의 용기를, 대학 동아리 후배가 친구들과 놀러 간다는 말에 완~전~자신감을 얻고 신청한 연수^^

사실, 수요일 밴드를 만나면 왠지 연예인을 만나는 느낌일 것 같아 실물을 함 보고 싶었고ㅎㅎ 또, 곡은 어떻게 만드는지, 홈레코딩은 어떻게 하는지 호기심 반 구경할 맘에 용기 내어 신청!
하지만 연수가 준비되고  밴드가 개설되며 전국의 음악꾼들이 속속 등장하여 전문용어들이 오고 가고^^;;
연수 전 작사를 해와야 한다는 숙제 압박에 몇 번의 취소를 망설이다 배 째~하는 맘으로 잠자리에 든 연수 전날 밤 12시 10분.
갑자기 떠오르는 시상에 자다 벌떡 일어나 휴대폰에 적어내려 간 가사들^^;;아침에 보니 참 우스운, 하지만 숙제를 했는 걸로 충분해~하며 가볍게 낙동수련원으로 출발~

전국에서 모인 서른 여명의 쌤들이 자기소개를 하고 오프닝 공연을 듣고~요기까진 OK^^
But, 대현쌤의 계속되는 19일 오후 2시가 되면 각자의 작사 작곡한 곡을 조원들과 함께 연주하게 될 것이라는 압박과 세뇌 때문에 나의 심장은 점점 쪼그라들게 되고.. '몰라 몰라' 하며 내일 아침에 어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오랜만에 벌컥벌컥 마신 소주와 맥주의  감성 덕분인지 때문인지 1박 2일만에 나도 모르게 싱어송라이터가 되어버렸다ㅎㅎ
대구교대 통기타 동아리 OB모임을 하면서도, 선후배들이 곡  만드는 걸 보면서도, 곡을 짓는 건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 늘 생각했고 음악성이 뛰어난 재주꾼들만 하는 어려운 작업이라 생각했었는데...
1박 2일만에 내가 해 냈다는 것이 신기하고, 믿어지지 않지만 대견한 것이 마치 수요일밴드와 참석한 선생님들이 나에게 마법의 가루를 뿌려준 느낌이었다^^

재주 많은 전국의 쌤들 구경에, 진솔한 삶들이 팍팍 느껴지는 음악에, 처음 만났지만 음악으로 어우러지는 분위기에~연수 내내 약간의  부담도 있었지만  유튜브에 올릴 예정이라는 다큐가,  올여름이 또 기대되는 이유는 뭘까??

나도 15년간 방 한편 거울 뒤에  처박아 둔 기타를 꺼내봐야겠다^^
최재혁 선생님 후기

일단 작곡이라는 어떻게 보면 어려운 주제를 삶과 연관 지어 정말 쉽게 놀이처럼 다가올 수 있도록 풀어준 연수였고 작곡을 학문적으로 접근한 저에게는 정말 혁신적인 연수였습니다.

또 무엇보다 음악 비전공자들의 음악성을 이렇게 꺼낼 수 있었던 것이 강의하시는 분들의 역량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연수받는 내내 하였습니다. 특히 즉흥적으로 멜로디를 흥얼거릴 수 있게 하여 작곡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평소 우리의 일상 속에 있는 거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알려준 것은 그동안 어려운 화성학 이론으로 작곡 강의를 한 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작곡하고 싶다고 찾아온 분들에게 내가 배운 화성학 이론을 가르치려고 했었고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그들의 음악성을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울러 이번 연수의 콘셉트인 자기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자기 성찰을 할 수 있게 만든 것 같습니다.

이런 연수를 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인드로 기획하신 강호민 선배님의 노력도 빛났고요. 정말 귀한 시간 쪼개어서 멀리서 연수 들으러 오신 분들, 이 연수 들으려고 연가 내시고 오신 교감선생님, 글 쓰시는 분들 다양한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이렇게 한자리에 모인 것이 아직도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결론: 이렇게 연수도 아닌 것이 놀이도 아닌 것이 경계를 허무는 활동은 정말로 계속 쭈욱 이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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