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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빈조 Apr 08. 2024

나인 (2)

소설 <PART-two> #착시⑥

나인은 그 날 랄라와 함께 서로가 앞다퉈 따르는 한 여성선배를 만나고 오는 길이었다. 그날 거리는 굽이굽이 굴곡진 한 해를 훨훨 날려보내려는 사람들로 거리는 들떠있었다. 오랜만에 거리 분위기에 휩쓸려 둥둥 흘러다니다 만난 이날의 선배는 두 사람이 부모의 성과 선배를 붙여 부르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나인은 랄라의 소개로 그 선배를 알게 되었고 두 사람은 그녀를 문주선배라 불렀다. 언제인가부터 알 수 없었지만 셋은 두어 달에 한 번 꼴로 만나오고 있었다. 


어느 중앙부처의 어쩌다 5급 공무원된 지 얼마 안된 문주선배는 울코트를 단정히 입고 체크무늬 머플러를 턱까지 두르고 상기된 얼굴로 식당에 나타났다. 선배를 두 사람이 좋아하는 이유는 각각 다르겠지만 나인은 그녀가 대수롭지 않은 일에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기 때문이 가장 컸다. 문주선배는 쏟아내는 말 속에서 불필요한 감정의 줄기를 거둬내고 근거 없는 주장을 뜯어내 앙상하게 남은 초라한 현실을 현시하게 했다. 그러므로 나인은 그녀와 마주하고 있으면 언제나 낯뜨겁게 현실을 직시해야 했고 그녀는 그녀들에게 그렇게 말해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사람이었다. 가진 것보다 얻으려는 결과치가 커 자꾸만 비장해지려는 마음을 무참히 깨고 어차피 누구도 알 수 없는 결말 안 가려면 말고 가려면 속절 없이 가라고 그녀는 늘 충고하곤 했다. 그것은 몹시도 차갑게 들렸지만 덮어놓고 긍정하는 백마디 말보다 항상 강력했다. 그러나 어느 때와 다르게 망년회를 핑계삼아 만난 세 사람은 이날만은 골치 아픈 이야기들을 제쳐두고 근거 없는 가능성도 열어둔 채 충실히 서로의 근황을 묻고 답하며 여백 없는 대화를 나눴다. 언제나 격을 두고 보던 나인이 어느새 풋내가 나도록 말끝을 둥그렇게 말아 콧소리를 내어 말하고 있었다. 그날은 왜인지 그래도 되는 날 같았다. 선배도 개의치 않는 눈치였고 그 덕에 나인은 왜인지 랄라만큼이나 그녀와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와인 한병을 나눠 마신 까닭도 있었지만 랄라와 나인은 선배의 조용하고 곤곤한 응원에 저녁내 취했다. 늦은 저녁 선배와 헤어진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라는 것도 잊고 시내를 한참 걸었다. 코 끝이 무감해지도록 시린 겨울바람을 나인은 아무렇지 않게 가르며 걸었다. 시내 한가운데 휘황찬란하게 리모델링을 끝낸 유서깊은 대형교회를 지날 때쯤 나인은 점점이 이어진 가로등 빛과 평소보다 자주 빛나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간간히 불 켜진 프랜차이즈 커피숍, 네온사인 밝힌 술집 간판조명과 그리고 함께 이 길을 걷고 있는 이 여성동지에게 의치한 채 집과 반대방향으로 두 정거장이나 더 걸어왔다는 걸 알아차렸다. 


“뮬 말이 승곤이 우리 둘 걱정 많이 한대요. 센터장 쪼까낸 독한 년들이라고 말들이 많나봐요” 


‘독’ 자에 힘주며 말하려다보니 이어붙은 ‘한’ 자에 힘이 더 들어갔다. 말을 마치고 쓸쓸하게 웃는 랄라를 따라 나인은 크게 웃었다. 


“우리가 쪼까 냈대? 그렇게 쫓겨날 인물은 애시당초 그런 자리에 앉히질 말라 그래. 정말 우습다야. 우리가 뭐라고” 

“왜? 문주선배말 못들었어요? 사람들이 우리를 무슨 엄청난 오피니언 리더로 생각한다잖아요” 

“쌍팔년 여론호도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그게 그렇게 쉬우면 우리가 왜 센터장을 하고 말지! 나중엔 우리 때매 정권 못 잡았다고 하겠어” 


나인은 사실 선배의 그 말을 듣고 장기간 응축된 설움이 폭발하듯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올 뻔 했다. 안구부터 콧망울 주변까지 스멀대던 서러운 감정이 취기에 빨개진 눈과 달아오른 얼굴색에 자연스럽게 감춰졌다. 선배의 말이 끝나고 나인은 흡사 우는 모양으로 어색하게 웃었다. 웃는 것 외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문주선배는 한결같이 거악과 싸우는 정의의 사도마냥 웅장해지는 것을 경계할 것, 당신들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고 상대도 별 것 없으니 쓸데없이 화력만 높이지 말라고 주문했지만 그보다 나인은 주위 정신 나간 소리에 정신 나간 소리라고 확인해주는 말이 더 고마웠다. 이럴 때면 나인은 파국 직전 팽팽해진 힘의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지주 같은 역할이 공동체에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더 절실히 느꼈다. 이빨을 드러내고 죽일 듯 으르렁 거리는 순간 이 싸움은 상대를 불능의 상태로 만들 목적으로 달려드는 싸움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하는 사람. 나인은 자신이 있는 생태계에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걸 자주 깨달았다. 이 결말이 퍽 파괴적일 것이라 예감하게 되는 순간은 이 지주와 같은 역할이 아쉬워지는 때였다. 문주선배를 만나고 나면 더욱 선명하게 파국이 코 앞으로 다가온 것 같다는 착각에 빠졌다.   


“이제 센터 운영 3년차로 접어들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센터는 생태계의 질적 성장과 더불어 소셜섹터 정책 환경 변화를 동시에 추동해야 하는 과제에 놓여있습니다. 이 때문에라도 조직을 재정비 하는 시간은 불가피한 것 입니다. 여러분들 업무에 지장 없도록 그리고 혼란을 가중하지 않는 방향으로 저도 적극 고민할 예정인데요. 그 전에 새로운 센터장을 세우는 것이 시급한 일이겠지만 그만큼 신중한 일이기에 조금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많이들 기다리셨을텐데 조만간 신임 센터장에 대한 소식을 전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임 센터장은..”


공동행동 활동의 목적이 문제의 총괄책임자에게 응당의 책임을 묻는 것이었으므로 누군가로부터는 끊임없이 저의를 의심받고 특정인을 징벌할 목적으로 문제될 것 없는 문제를 문제로 만들었다고 평가받는 건 그럴 수 있는 것이었다.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개인의 동기까지 각색되어 만들어진 인물의 외피가 공동행동의 두 세 사람에게 쓰여지고 벗겨졌다. 말과 말이 쌓여 드디어 탑으로 쌓아올려진 심판대에는 한 사람이 내둥 걸려있다. 누구말마따나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고 관계란 항시 두 사람이 맺는 것이었지만 이 거래 관계에서 불공정 내지는 약속불이행도 아니고 건전치 못한 비윤리적이란 낙인이 찍힌 악녀의 위치는 늘 정해져있었고 아무리 생각해도 한참 밑지는 장사를 하는 사람은 그녀들이었다. 시스템으로 상쇄되지 못한 여죄는 여론재판의 형태로 기한없는 낙인의 감옥에서 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똥구덩이 속에 내내 뒹굴며 자기자신의 동기와 진심 마저 의심하지 않을 방도란 잘 없었다. 나인은 무시로 의지와 판단과 결정과 결심을 할 수 없는 심신미약의 상태로 자신을 몰아두곤 했다. 그럼에도 별 일 아니니 겁먹지 말라고 눙치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고 일상의 동료를 설득해나가는 일에 소홀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지만 그래도 주변에 늘 있었다. 문주선배가 그 중 하나였고 랄라와 율무와 민지 그 외 조용히 응원하는 센터 내 동료들이 있었다. 그래서 나인은 선배를 만나 랄라와 함께 한 해를 보내는 이 날 만큼은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고 동시에 한순간 자기연민으로 빠질 수 있는 연약한 기반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있기도 했다.

“원래 신생조직 일수록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건데 두번이나 이리 되었으니 앞으로 센터 운영이 쉽지 않겠다고 승곤이 걱정 많대요. 그리고 앞으로 우리도 조직생활이 만만치 않을거라고 걱정하신다고도요” 

“뭐. 그렇겠지” 


나인은 별스럽지 않은 듯 말했지만 얼굴근육이 아래로 살짝 흘러내리는 걸 느꼈다. 나인은 다시 입술에 힘을 주어 입꼬리를 올리려 애썼다.    


“조직 수습하는데 고민이 많은 모양이신가봐요. 사실 뮬이 제게 실장으로 자리 옮기는 거 어떠냐고 물었어요. 승곤의 제안이라면서요. 공동행동 중 한 명을 미들그룹 이상으로 포용하는 게 낫겠다 판단하신 것 같아요. 생각을 좀 해보겠다고 했어요”      


나인은 순간 ‘뭐?’ 하고 소리를 지를 뻔 했다. 튀어나오는 속마음을 눌러담다 넘친 것처럼 음인지 응인지 정확하지 않은 신음소리가 닫힌 입 속에서 흘러나왔다. 나인은 목구멍으로 작은 풍선처럼 올라오는 가스를 꿀컥하고 삼켰다. 랄라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나인의 옆얼굴을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나인은 랄라와 같은 방향으로 얼굴을 돌려 시선을 피하고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 빌딩과 빌딩 사이로 폭포수처럼 칼바람이 쏟아지고 그대로 나인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풍속과 풍향이 바뀐 바람이 나인을 멈춰 세웠다.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뒷골에 전기가 오르고 이빨이 덜덜하고 떨렸다. 랄라를 완전히 등지고 서 나인은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거인이 머리를 누르는 것처럼 불어오는 맞바람에 가만히 머리를 대고 섰다. 정신차려 라고 자신을 다그쳤다. 나인이 생각하기에도 이 모습은 꽤 별나 보였다.    

   

“근데 우리 이제 버스 타야하지 않을까? 우리 계속 반대방향으로 걷고 있어”

“그런가? 잠깐만요” 


랄라가 지도앱을 열어 집으로 갈 방법을 찾는 동안 나인은 칼바람을 피하지 않고 맞서서 평일 도심 늦은 밤의 이 어둠과 현실을 아주 잠깐 상기했다. 랄라가 곧 같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자신이 다른 버스로 갈아타겠다고 말했다. 버스정류장이 저만치 눈 앞에 들어와 보였다. 두 사람은 이전과 다른 속도로 경보하듯 걸었고 당도한 버스정류장에서 별 말 없었다. 나인은 오늘 함께 한 시장 중 처음으로 침묵의 시간을 의식했고 그 시간이 꽤 길게 느껴졌다. 랄라가 때마침 반갑게 온다 하고 외쳤다. 그녀는 익숙하게 버스가 정차할 위치로 자리를 잡고 섰다. 나인이 왼쪽으로 버스가 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버스 두어대가 헤드라이트를 번쩍거리며 이쪽을 향해 들어오는 게 보였다. 나인은 랄라를 따라 700번대 버스에 올라탔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는 예상대로 북적였다. 돌아가는 내내 두 사람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두 세정거장쯤 지나 나인에게 자리가 났고 두 세정거장을 더 지났을 땐 랄라와 나인 사이가 조금 떨어져있었다. 또 두 세정거장을 더 가 랄라가 나인의 한 쪽 어깨를 톡 치고 입모양으로 인사를 하고 버스를 내렸다. 나인은 랄라가 버스에서 내려 시야에서 사라지는 걸 확인하고 승곤을 만나봐야 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녀는 내일쯤 메신저로 승곤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자신도 실장 후보에 이름을 올려달라고 의지를 밝힐 생각이었다. 랄라보다 자신이 더 적합한 인물이라는 근거를 손으로 꼽아보다가 손가락 한 개를 폈고, 가시적 성과를 내는 일을 해왔다는 점을 피력할 참이었다. 랄라보다 나이에서 많다는 건 굳이 언급하지 않는 게 낫겠다 생각했다. 


승곤과의 면담은 요청 후 하루만에 성사되었다. 승곤을 마주한 뒤의 시간부터는 나인의 계획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승곤을 만나고 온 후 며칠 동안 나인은 표나게 말수가 줄었다. 연초인 까닭에 사무는 대폭 줄었음에도 나인은 일을 핑계로 랄라와 단둘이 대화하는 시간도 가급적 만들지 않았다. 평소와 다르다는 걸 랄라도 느낄테지만 그녀가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을 나인은 알았다. 이 침잠의 원인이 랄라 자신에게 기인했을 것이라고 조금도 염두해두지 않을 것이었다.  


“점심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오후부터는 조별로 모여 논의를 시작할건데요. 조별로 여서일곱명씩 각 실별 한명씩 들어가도록 조구성을 해두었어요. 뒤쪽에 보시면 다과 테이블 옆쪽으로 둥근 유리볼이 6개가 있는데 보이시죠? 거기서 한 개씩 종이를 뽑아서 플로어로 다시 모일 건데요. 아직 몇 분이 안오신 것 같으니 1시 40분까지 종이 뽑아서 다시 모이는 걸로 할게요. 주위에 계신 분들이 못들으신 분들께 설명을 좀 부탁드릴게요”          


뮬의 말이 끝나자 플로어에 앉은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몇몇 사람들이 일어나 2층 현관문 옆에 도열된 테이블 위에서 개별포장된 쿠키를 한 두개씩 고르고 옆 테이블 위 유리볼 안을 기웃거리며 들여다봤다. 아직까지 손을 넣어 유리볼 안에 종이쪼가리를 집어드는 사람은 없었다. 나인은 가만히 일어나 차가운 마룻바닥을 걸어나갔다. 발바닥으로 더덕 더덕 찬기운이 붙어올라왔다. 나인은 기모털이 가득 박힌 자신의 앵글부츠를 금방 찾아 들었다. 마룻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한 짝씩 발을 넣어 신었다. 폭신한 털이 발목까지 감겼다. 엄지발가락 발톱 밑 아리듯 시린 기운은 가시지 않았다. 마룻바닥에 손을 대고 일어나 2층 현관문을 열고 비상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온 나인의 시야로 전면이 유리로 만들어진 출입문 밖 랄라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랄라는 담배를 태우며 끼득대는 무리를 피해 한쪽에서 핸드폰을 한 손에 들고 궐련형 전자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나인은 1층 문을 밀고 밖으로 나서 곧바로 랄라를 향해 걸어갔다. 랄라가 나인 쪽을 힐뜻 보고는 얼른 담배연기를 왼쪽 사선 방향으로 훅 내뱉었다. 동동거리며 담배를 태우던 몇몇이 황급히 담배불을 바닥에 비벼끄더니 담배꽁초를 들고 나인과 반대방향으로 촐싹 맞게 뛰어갔다. 


“여기 담배냄새 나요” 


랄라가 걸어오는 나인을 향해 웃으며 가까이 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새삼스럽게 뭘. 이제 조별 프로그램인가봐. 1시 40분까지 모이래” 


랄라가 손목 시계를 흘끗보더니 시간 좀 남았네 했다. 성급하게 담배를 끄려다말고 랄라는 천천히 다시 담배를 꼬나물었다.  


“민지는 점심도 못먹은거죠?” 

“율무랑 둘이 밖에서 점심 먹는대. 율무가 차로 집까지 바래다주고 온다고. 나도 거기 껴서 먹을걸 그랬어. 체한 거 같아. 몸도 계속 차”  

“에이 그럼 나는 누구랑 먹어요. 그렇다고 넷다 나가서 점심 먹으면 눈치보이고” 


나인과 다른 방향으로 담배연기를 훅 다시 뱉고 랄라는 J동의 아이보리색 외관을 둘러보았다.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2층 창가에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였다. 워크숍 장소로 돌아갈 시간에 다다를수록 랄라의 담배 태우는 속도와 간격이 눈에 띄게 좁아졌다. 랄라는 전자담배 필터를 물고 급하게 들이키고 다시 머리를 돌려 훅 하고 빠르게 내뱉었다. 랄라의 뒷통수 뒤로 담배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나인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 랄라의 짧은 단발머리가 휙 바람에 날리는 게 보였다. 나인은 랄라와 시선을 마주치고 대화한지 꽤 오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랄라

“응?

랄라는 누구 편이야?” 


랄라가 고개를 획하고 돌려 동그란 눈으로 나인을 쳐다보았고 드디어 두 사람이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


커버사진: UnsplashMert Kahveci


소설 <PART>는 one, two, three 등 총 3부로 구성될 예정이며 위 글은 그 중 2부(two)에 속하는 것입니다.

☞ 소설 <PART - one>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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