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수돌 Feb 21. 2021

미라클 모닝 7일 차의 회고록

힘들어 죽겠습니다

자취생의 꿈과 현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시간을 아끼고자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취를 시작했다. 그래서 이왕이면 가장 가까운 곳이 좋다고 판단해, 회사 근처 걸어서 10분 남짓 거리에 오피스텔을 계약했다. 부모님 곁을 떠나 처음 한 달을 맞이했을 땐 자투리 시간을 빈틈없이 활용하는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아침에는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까지 챙겨 먹으며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했고, 퇴근 시간에는 회사 내 헬스장에서 운동 후 영어 공부를 하며 하루를 보람차게 마무리했었다. 


그렇게 부지런했던 나의 일상은 한 달 만에 끝을 맺었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가 시작되면서 집에서 일하다 보니 아침과 저녁의 구분이 점점 없어졌고 집안일이 늘어났다. 오히려 퇴근 후 운동도 하지 않은 채 밤늦게까지 핸드폰으로 웹서핑을 하는 날이 늘어났으며,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아침에는 무조건 반사처럼 늦잠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하루 24시간 중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고자 자취를 시작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 시간 낭비를 면하지 못하게 되었다. 


자투리 시간도 모으면 태산


어느 날 웹서핑을 하던 중 우연히 한 유투버의 '미라클 모닝'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유퀴즈에도 등장한 적이 있던 '미국 변호사 김유진' 님의 영상이었는데, 놀랍게도 이 분은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해 운동부터, 유튜브 편집, 글쓰기, 공부를 모두 해내시는 분이었다. 


유튜브 영상이 궁금하시다면! https://www.youtube.com/channel/UC_Cprc-ruVm1GS0yPvqy14w


이 분의 영상을 보고 난 뒤, 밥 먹고 잠자는 시간도 모자라 일 외에는 다른 것을 하기 어렵다고 불평만 해댔던 나 자신이 창피해졌다. 게다가 회사 근처+재택근무라는 다른 직장인들이 꿈꾸는 수혜를 무한정으로 받고 있으면서, 시간을 낭비해왔다니 부끄러웠다. 그동안 자투리 시간을 SNS로 낭비하며 다른 이들의 삶을 부러워하거나, 웹서핑을 통해 알아두어도 전혀 쓸모없는 잡지식을 축적했었다. 그러나 자투리 시간이 티끌로 보여도 모으면 시간의 양이 태산과도 같아진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시간을 더 이상 낭비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미라클 모닝, 그래서 나도 시작했다


그렇게 나도 미라클 모닝에 도전했다. 미라클 모닝을 찾아보면 새벽 6시 이전, 혹은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자기 계발을 하는 것을 일컫는데, 무기력한 사람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열정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이 도전의 취지다. 


나는 나 자신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목표 달성 플랫폼인 [챌린저스]의 도움을 받아 새벽 6시 기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챌린저스는 목표를 세우지만 작심삼일을 일삼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목표 달성 동기부여 플랫폼으로, 프로젝트 시작 시 일정 금액을 걸어서 미션을 완료하면 처음에 내가 냈던 금액+달성하지 못한 사람이 낸 금액 합계액/n을 가져갈 수 있다. 미션은 대체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은데, 내가 선택한 프로젝트는 5시 50분~6시 10분까지 수도꼭지를 틀어놓곤 손을 갖다 대 인증사진을 찍어 업로드하는 것이었다. 


챌린저스 앱이 궁금하시다면! https://www.chlngers.com/


출처: 챌린저스 앱에서 시작한 '새벽 6시 기상' 프로젝트


7일간의 도전을 돌아보며


미라클 모닝 챌린지 도전 첫날, 새벽 6시에 맞춰놓은 알람이 울리는 와중에 비몽사몽 눈을 비비면서 일어났을 때 세상이 너무나 칠흑 같은 암흑과도 같아 깜짝 놀랐다. '겨울은 역시 겨울이네'하고 생각하며 일어나서 인증 사진을 찍고 씻은 다음 회사 헬스장으로 운동복을 입고 출근했다. 공복 유산소 운동을 1시간 동안 하고 9시부터 근무를 시작하는데,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개운함이 몸을 타고 올라오는 듯했다. 항상 아침마다 찌뿌둥했었는데 오히려 피로감이 많이 가신 듯한 기분이 들었다. 


D+1, D+2.. 도전을 시작한 후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가면서, 알람 소리를 듣지 않고도 새벽 6시가 되면 눈이 저절로 떠졌다. 물론 D+3일 때쯤부턴 계속되는 야근으로 수면 시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아 그런지 새벽 6시에 기상 후 인증사진을 찍고 나서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우스갯소리로 주변 지인들에게 나는 "나는 미라클 모닝 챌린지를 하는 게 아니라 Just 굿모닝만 하는 듯!'하고 메시지를 보냈을 정도로 미라클 챌린지의 취지를 왜곡하는 행동을 했다. 그 뒤로 정신 차렸지만, 역시 미라클 챌린지는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출처: 챌린저스 앱 내 인증 사진(이런식으로 미션을 인증한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


미라클 모닝 챌린지를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은 아무리 돈이 걸려 있어도 '목적'이 없으면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전날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는 이유로 미션 인증 사진만 찍고 다시 침대에 가서 누웠던 내가, 만약 미라클 모닝 챌린지를 하게 된 목적이 분명했다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었다면 똑같이 행동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앞으로 미라클 모닝 챌린지를 지속하면서, 이 아침 시간에 진짜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목적에 맞게 목표를 세워보려 한다. 출판을 준비하며 글을 쓸 수도 있고, 바디 프로필을 찍기 위해 운동을 할 수도 있다. 혹은 이직 준비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지. 여하튼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진장 많기 때문에 미라클 모닝이라는 도전을 게을리하지 않기를 스스로에게 바라본다. 

이전 10화 집에서 운동하면 기분이 좋거든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