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해보고 나니 하는 말

by 남수돌

무엇이든 경험을 통해 배운다고 생각한다.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무조건 해보라고 말하는 편이다.

해보면서 배우고, 또 배움을 통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으니깐.

그렇게 낸 용기로, 뜻이 맞는 동기들과 모교에서 취업 멘토링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후배님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신청을 받을 때, 사전 질의도 함께 받았다.

다양한 질문 중 아래 유형의 문의가 가장 눈에 띄었다.

대학시절, 선배님이 했던 경험 중 취업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건 무엇인가요?
대학교 1/2/3/4학년 때 꼭 해봐야 하는 건 무엇인가요?

수학의 정석처럼 대학의 정석이 있다면 이런 질문들은 물어볼 필요가 없을 텐데.

아쉽게도 서점에 놓인 수많은 책들 중에 대학생을 위한 지침서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멘토링을 계기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대학시절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로 정리해봤다.

그 내용을 지금부터 공유해보려 한다.


01.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쓸모 있는 삽질과 쓸모없는 삽질로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삽질: 별 성과가 없이 삽으로 땅만 힘들게 팠다는 데서 나온 말로, 헛된 일을 하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출처: 네이버 사전)

우리는 어떤 경험을 하고 난 뒤 성과가 없을 때 종종 '삽질했다'라고 말한다.

삽질을 했는지 여부는 이처럼 성과와 관련이 있어서, 경험하는 중에는 삽질인지 아닌지 알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모든 경험을 삽질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성과에는 결과로써의 성공도 포함되지만, 과정을 통해 터득한 진리나 교훈도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삽질을 하고 나서 후회하기보다는, 경험이라는 수많은 삽질을 통해 내가 얻은 성과에 대해 비판하거나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 더 좋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성과가 있는 삽질과 없는 삽질을 쓸모가 있고 없고로 나만의 기준을 세워 구체화해봤다.

쓸모 있는 삽질: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함으로써 성과를 얻었던 것들

쓸모없는 삽질: 주위 눈치 때문에 할 수밖에 없는 것들, 그로 인해 성과를 얻지 못했던 것들

실제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발표한 자료

대학시절의 경험을 쓸모 있는 삽질과 쓸모없는 삽질로 나누고 나니 분명하게 보였다.

대학생 때 무엇을 하면 되고, 안 하면 되는 지를.


주변 사람들 따라 생각없이 지원했었던 연합동아리, 단순히 이력서 한 줄 채우기로 끝났던

서포터스 활동들은 활동을 게을리했기에 후회만 남는다.


반면에, 내가 정말 하고 싶어서 도전했던 글로벌탐방단, 높은 학점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지만 충분히 즐겼던

전공 수업은 지금의 '나'로 성장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만약 대학시절에 이렇게 어떤 경험들을 할 때마다 쓸모 있는 삽질과 쓸모없는 삽질로 한 번이라도 나눠봤다면, 어떤 일을 실패하거나 후회하는 시간을 좀 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만약 본인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대학생이라면, 꼭 시간을 내서 자신이 그동안 경험한 모든 것들을 자신만의 기준으로 나눠보라고 말하고 싶다.


쓸모 있었던 삽질이 있다면 그것과 비슷한 것을 앞으로 하면 되고, 쓸모없었던 삽질이라면 그것을 절대 하지 않으면 되니깐. 그 속에 자신에게 가장 알맞으며 본인만 찾아낼 수 있는 답이 숨겨져 있으니깐 말이다.


02. 모든 경험들을 기록하는 습관을 게을리하지 말자.

취준생이었을 때, 기억나지도 않는 과거의 순간을 떠올리는 게 가장 힘든 일이었다.

활동 증명서는 손에 쥐고 있었지만, 활동에서의 에피소드나 그 당시의 느낀 점이나 생각, 교훈 등은 이미 기억 저편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쓸 때마다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 고생했다.


그때 우연히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페이스북을 일기장처럼 사용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페이스북에서 4년 치 포스팅을 정독하는데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여기서 자소서에 활용할 수 있는 글감을 뽑아낼 수 있었다.


자소서 경험 정리 방법 중 하나인 'STAR기법'을 활용해 당시 상황을 정리하고(Situation), 고난과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면(Task) 어떻게 극복했으며(Action), 이로 인한 결과 및 깨달음, 교훈 등을 적다 보니(Result) 드디어 나만의 대학시절 기록장이 탄생할 수 있었다.

당시에 작성했던 나만의 기록장


대학생 때 가장 후회되는 게 무엇인지 누군가가 묻는다면, 제대로 기록하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말할 것이다.

모든 순간에서 기록은 나중을 위한 가장 가장 훌륭한 무기가 된다. 적어도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기록하는 것을 잊지 말고 멈추지 말기를.


03. 정답은 없지만, 후회되는 것들: 적당한 시기라는 게 있기는 하더라.

모든 일에는 정답이 없다. 뭔가를 하겠다 마음먹으면 그때부터 열심히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무언가를 하기에 적당한 '시기'라는 게 정말로 있다는 것이다.


대학 동기 4명과 함께 멘토링을 준비하면서, 사전에 논의하거나 말을 맞추지 않았는데도 현장에서 우리가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경험은 많이 하되, 다 적당한 시기가 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경험을 했지만, 너무 늦게 하거나 빨리 했다면 후회를 했고 적당한 시기에 했다면 그것이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부분에 모두들 동의했다. 그래서 한번 '적당한 시기'에 대한 내 생각을 아래 그림과 같이 정리해봤다.

당시 취업 멘토링에서 발표한 자료 2

물론 앞서 말했듯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가끔 1~2학년 때 토익을 공부하거나 미리부터 취준을 걱정하는 후배님들을 보면 내가 생각나 딱하다.


저학년일 때는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면 된다. 그뿐이다.

고학년이 되면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진로를 결정해 대학을 졸업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마음이 하기 싫어도 몸이 자연스레 반응하게 되는 법.


과거로 돌아가서, 그때의 나에게 딱 한 가지를 말해줄 수 있다면,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된다고

충분히 삶을 즐겨보라고 응원해주고 싶다.


예전에 책에서 이런 문구를 읽으며 감명받은 적이 있다.

젊은이들에게는 청춘이 있는 대신, 그 청춘의 귀함을 알지 못한다고.

'대학시절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이야기했지만, 사실 몰라도 된다.

대신에 지금 이 시간이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본인을 사랑하며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소중한 시간을 사용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대학시절을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보낸 것일 테니.

keyword
이전 04화아직, 배우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