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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수돌 Oct 12. 2020

90년대생이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 이유

회사에 충성할 시간에 본인에게 먼저 충성합시다

나잇값 못하는 어른에 대하여


인스타그램에서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여러 웹툰 작가님들의 계정을 팔로워하면서 느낀 것은, 세상에는 정말 나이 값 못하는 어른들이 많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었다는 것은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알고, 상대방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외형만 어른이지, 실제론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들이 수두룩 빽빽하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요즘 즐겨보는 직장인툰

https://www.instagram.com/annbotong/ 

https://www.instagram.com/3woosil/?hl=ko


요즘 애들은 충성심이 없다는 말


독자들에게 사연을 받아 그려낸 작가님들의 웹툰을 보고 있자면, 어른 인척 하지만 아직 진짜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들이 매회 등장한다. 그들이 나올 때마다 불쾌지수는 한도를 초과해버린다. "진짜, 이런 사람이 있다고?" 따돌리는 건 기본, 월급도 제때 안 주면서 본인 애완견 배설물까지 처리하라니...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분노를 느끼기란 참 오랜만이다.


이렇게 독자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직장인 공감 웹툰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가 있으니, 그건 바로 '요즘 애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없다'라고 불평하는 어른 인척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정말 이들의 주장처럼 요즘 애들'만'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 걸까?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9Lf3HeoU75Y (나 때는 회사에 충성하는 게 당연했는데 말이야)

애사심은 충성심과 다르다


먼저 이 글에 계속 등장하게 될 '충성심'이라는 단어의 뜻은 '애사심'과는 다른 의미임을 밝힌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의 복지나 급여가 대체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면

현재 조건은 불만족스럽지만,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일하고 있다면

현재 조건도 불만족스럽고, 성장 가능성도 없지만 매월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면

비로소 직장인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이 바로 '애사심'이라 생각한다.


1) 현재 조건에 만족하거나 2) 현재 조건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다니고 있음에 만족하거나 3) 현재 조건도 만족스럽지 않고 성장 가능성도 없지만, 정기적인 수입원으로서 직장의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면. 다시 말해, '회사에 만족하는' 마음가짐 그것이 바로 '애사심'이다. 회사에 몸담은 지 20년이 넘어서 이젠 회사가 집 같고, 가족 같아 조건 없는 사랑에 빠진 게 아니라면, 직장인들이 회사에 대해 가지는 애사심엔 '만족'이라는 조건이 붙을 수밖에 었다.

출처 : https://bit.ly/3lsns7g (경영자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면, 충성심을 내어줄 수도 있을 듯)


회사에 충성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어른 인척 하지만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그들이 말하는 충성심이란 애사심과 달리 조건이 붙지 않는다.

"부족한 너를 회사가 뽑아준 거니깐"

"우리 때는 안 그랬으니깐"

"다른 곳에서 너를 받아줄 것 같냐""

"그래서 너는 회사에 충성해야 돼!"라고 무조건적인 충성심을 강요하는 그들. 사실 그들이 진짜로 원하는 건 '회사'가 아닌 '본인'에게 조건 없이 충성하는 후배나 직원들인 것이다.


물론 과거에는 회사의 성장을 위한다는 이름 아래 회사가 직원들에게 충성심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직장 선배가, 임원이, 사장이 충성심을 요구한다면, 그건 바로 요구하는 당사자 본인 때문에 피해를 입어도, 월급이 늦어져도, 회사의 미래가 보이지 않아도,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고 있음에도, 듣는 이에게 '조건 없이' 자신에게 충성을 바치라는 말을 돌려 말하고 있는 것이다.


90년대생은 더 이상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다


요즘 애들로 지칭되는 90년대생은 더 이상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봐도 충성심을 갖고 회사에 일하는 90년대생을 본 적이 없다. 회사에 충성을 바치기엔 사회경험이 부족할지언정 본인의 역량은 충분하며, 본인의 인생이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함을 90년대생은 이미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야근하거나 주말 근무를 하면서까지 일을 하는 건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라 볼 수 없다. 그저 회사에서의 본인의 의무와 역할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출처 : 내 사진첩 (빌딩의 불이 꺼지지 않는 서울시내, 우리 모두 칼퇴합시다!)


이미 우리 모두는 충성심이 낡은 사고방식임을 알고 있다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 것이 비단 90년대생에게만 있는 특징은 아니다. 직장인이라면 이미 모두가 회사에 충성을 바쳐야 한다는 생각이 낡은 사고방식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회사에 충성해야 한다"는 선배의 말에 "저는 충성하지 않을래요"라고 말했다간 배신자로 낙인찍히기 충분했기에, 우리는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야 했다.


현재는 다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비대면 접촉, 재택근무가 활성화됨에 따라 우선 아직까지도 회사에 충성을 바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게다가 가장 사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인 집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지내면서, 요즘 사람들의 관심이 회사가 아닌 회사 밖의 삶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면서 회사에 충성을 바치느라 포기했던 개인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한 것인지를 우리는 코로나 19를 통해 배워가고 있다.

출처 : 내 사진첩(나는 맛있는 음식을 나에게 대접해줌으로써 충성을 표현한다)

본인에게 먼저 충성합시다


한 번은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이것도 못하면 회사에 충성심이 없는 거지"라고 말하는 상사에게 "요즘 누가 회사에 충성심을 가져요?"라고 반문한 적이 있다. 적잖이 놀라는 그분의 모습을 보며 마치 회사에 애사심이 없음을 내 입으로 말한 것처럼 들렸을까 싶어, 또 그런 이야기가 소문으로 날까 싶어 그다음부터는 언행을 조심하게 되었다.


사실 그때의 경험이 떠올라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사회 초년생이자 요즘 애들, 90년대생은 애사심과 충성심을 혼동하기 쉽다. 그럴 때 이들에게 회사에 애사심은 가질 수 있되 충성심은 가질 필요가 없어라고 말하는 것이 윗사람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본인 자신에게 충성하며 행복한 삶을 살라고 말하는 선배가 있다면, 그 후배의 직장생활 중 반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나도 언젠간 그런 선배가 되어 후배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회사에 충성할 시간에 본인 자신에게 충성해 삶에서 행복을 찾는 것, 직장생활에서 그것보다 중요한 건 없지.


*직장인 3년차 퇴사 대신 글쓰기 매거진이 완성되었습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 완성하면 곧 브런치 북으로 발간할 예정입니다. 다른 글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brunch.co.kr/@soodolnam/82

https://brunch.co.kr/@soodolnam/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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