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원예사의 책장, '발달장애 청소년 자립생활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 달콤한 눈사람 - 소근육 운동 ◗
츄파춥스를 꽂아 달콤한 눈사람 컵을 만들었다.
선생님의 부자재 활용 아이디어는 늘 감탄을 자아낸다.
동그란 퐁퐁이가 눈사람이 됐다.
눈사람에 목도리를 둘러주고, 모자도 씌워주어 시침핀으로 고정시켰다.
목도리 뒤에 장갑을 가지런히 배치한 후 시침핀으로 고정했다.
까맣고 동그란 눈 핀으로 눈사람의 얼굴에 생기를 더했다.
이날 수업의 핵심 활동은 '꽂기'였다.
발달장애인들에게 작은 소품을 꽂는 동작은 손의 세밀한 움직임을 요구해 소근육 발달에 도움을 준다.
손가락과 손의 힘을 조절하는 학습을 할 수 있다.
단추를 잠그거나 작은 음식을 집는 일상에서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원예 시간을 통해 배우는 동작을 생활에서 응용하는 것이다.
가위를 사용하고, 재료를 썰거나 간단한 요리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동그랗고 폭신한 폼폼이, 귀여운 니트 모자, 장갑,
포인세티아와 솔방울 같은 재료는 다양한 감각 자극을 경험해 보기 좋다.
친구들은 각요소의 형태와 색감에 맞춰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과정은 상상력을 키워주고 자기표현의 기쁨을 느끼게 한다.
◖ 아이들 관찰하기 ◗
사랑이는 눈이 마주치면 엄지를 세워 도장을 찍듯이 손을 내민다.
사랑이에게 똑같이 엄지 도장을 찍으면 환한 미소를 보여준다.
사랑이는 유난히 선생님을 좋아한다.
“ 선생님 좋아요~:) "
수업 중에 들려오는 사랑이의 다정한 고백은 소중한 비타민이다.
기쁨이는 오늘 조금 졸려 보였다.
교실이 너무 따듯해서였을까.
어제 늦게 잠들어서였을까?
초록이가 기쁨이를 토닥이며 “일찍 일찍 자야 돼”라고 알려줬다.
그러면서 초록이도 졸려워했다.
하늘이는 솔방울에 철사 감는 작업을 하며
“송진이 묻어서 손이 끈적끈적해져요.”라고 했다.
송진이라는 단어도 알다니.
똑똑한 하늘이는 수업 시작부터 끝까지 아무런 도움 없이도 뚝딱뚝딱 작품을 완성한다.
◖ 역량에 맞는 수업의 중요성 ◗
선생님께서는 늘 발달장애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활동을 준비하신다.
대상자의 역량에 맞는 수업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책 ‘발달장애 청소년 자립생활 체계적으로 지원하기’에서도 이 부분이 언급됐다.
내 기준이 아닌 친구들의 역량에 맞는 수업을 구성하자!
청개구리 초록이는 오늘 졸리기까지 해서 종일 투덜이였지만 수업은 모두 참여했다.
꽂기 작업은 쉬운데 부자재를 만드는 작업은 어려워했다.
접착력이 있는 부자재를 나열하거나 붙이는 작업을 좋아하는 것 같다.
구름이도 차근히 수업에 따라와 줬다.
조금만 도와주면 이후에는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친구다.
눈사람 컵에는 츄파춥스를 두 개씩 꽂을 수 있었다.
좋아하는 사탕 맛을 고르는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작은 간식을 곁들인 수업이 대상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데 효과적인 것 같다.
완성한 사탕 눈사람끼리 마주 보며 손을 흔들었다.
” 안녕 사랑이 눈사람! ”
“ 안녕 하늘이 눈사람 :) ”
“ 안녕 행복이 눈사람~ ”
2부 순서로 포인세티아 화분을 만들었다.
금색 스프레이가 입혀진 나뭇가지와 선생님께서 직접 주우신 솔방울,
포인세티아, 아이비 조화, 선물 오브제가 붙어있는 침엽수, 산타클로스 인형이었다.
아이들은 꽃꽂이를 가르쳐주지 않아도 혼자서 금방 완성했다.
화분은 검은색 샤넬 트위드 재킷이 연상되는 패브릭으로 꾸며져 있었다.
따뜻하고 풍성한 장식품이 완성됐다.
◖ 아이들의 작품을 판매하면 어떨까? ◗
선생님은 아이들이 만든 작품을 판매해 보는 건 어떨지 아이디어를 제안하셨다.
담임 선생님께서도 좋게 생각하셨다.
9,000원~10,000원.
아이들이 만든 크리스마스 장식품이다.
아이들의 작품이 판매되면 어떨까?
정성이 담긴 유일한 공예품의 가치를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
책 ‘발달장애 청소년 자립생활 체계적으로 지원하기’에서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이들이 스스로 일상생활을 꾸려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특수교육의 목표 중 하나는 학교나 시설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자립하여 생활하도록 돕는 것임을 강조한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웹사이트 ‘다모아’라는 곳을 알게 됐다.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기획된 플랫폼이다.
발달장애 화가들에게 벽화를 의뢰한 한 어린이집 영상이 있었다.
요즘 인기 있는 ' 귀엽고 하찮은?’ 추구미를 떠오르게 하는 벽화 작품들이었다.
색감과 비정형적인 형태가 어우러져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었다.
상품으로 제작해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이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상품으로 제작되고 판매되어 각자에게 수익으로 돌아가는 상상을 했다.
다모아 ┈➤ https://www.damoa.or.kr/main/inner.php?sMenu=main
모든 작품을 완성하고 선생님은 노래를 틀어주셨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노래를 닮은 포인세티아 작품을 앞에 두고
달콤한 눈사람과 함께 우리는 다 같이 노래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