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에 재능이 있는 아들이 있습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학생입니다.
아주 가끔 둘만의 데이트를 할 때가 있습니다.
카페나 식당에 가서
원하는 음료수 혹은 맛있는 음식을 시켜주고
넌지시 글 하나를 투척합니다.
평소 제가 쓴 글에 관심이 없습니다.
어쩌다 글을 읽고 비평을 해 달라는 엄마의 부탁에 아들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줍니다.
발견하지 못하고 놓치고 있는 부분을 콕 집어 말해줍니다.
아들: 동화라고 하지 않았어?. 쉽고 스토리가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길고 읽기 어렵다.
엄마: 응. 1세에서 100세까지 읽을 수 있는 동화. 사실 어른을 위한 동화야. 누구나 경험했을 어렸을 때의 마음
아들: 치유의 글쓰기인데 제목이 이래서 치유가 필요한 사람이 잘 못 찾겠다.
엄마: 내용은 어때? 재미없지? 어려워?
아들: 자세히 안 읽어서 내용은 모르겠는데 동화 같다는 생각은 안 드네.
예전 제가 쓴 에세이를 읽은 분이 가볍다는 표현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쉽고 가벼운 에세이를 쓰고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어려운 동화를 쓰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쓰다 보면 길을 찾지 않을까요?
쉽고 가벼운 동화.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어려운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쉽지만 한 번은 생각하게 하는 그런 글. 여운이 남는 글은 쓰고 싶네요.
옷장의 옷과 신발장에서 신발을 정리했습니다.
덜어내니 공간이 생깁니다. 마음도 같이 가벼워집니다. 다음 동화는 좀 더 가벼워질까요?
비워야 채워진다고 했습니다.
돈으로 채워지면 좋겠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채워져도 좋겠고. 옷으로 채워져도 좋습니다.
새로움으로 채워질
그 무엇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