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안전 수칙, 폭염경보, 휴가철 물놀이 레저활동 안전 주의 등의 문자를 하루 평균 5~6개를 받습니다. 행정안전부, 산청군, 경상남도에서 돌아가면서 보냅니다. 지진이 난 것보다 더 많이 받습니다. 여름의 폭염에 일하는 농민들에게 논. 밭작업에 관리를 당부합니다.
온열질환이 무섭습니다.
물놀이하는 분들에게 구명조끼 사용을 권하고 음주수영은 금지합니다.
장마가 지나가고 태양이 어마무시하게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덕분에 과일은 하루가 다르게 열매를 맺고 익어갑니다. 빨래는 3시간 만에 뽀송뽀송의 단계를 넘어 바삭바삭해집니다. 봄에 예쁘게 피었던 꽃들이 너무 더우면서 시들었는데 다시 소생합니다. 여름이 가기 전, 찬란했던 모습을 한 번 더 보여주고 가려나 봅니다.
바빠서 꽃밭 관리를 며칠 못했더니 새로운 밭이 터를 잡습니다. 잡초밭입니다.
여름이 풍성과 풍요를 가져오는데 거대한 잡초까지 만나게 해 줍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너네도 나도 고생이다.
하루아침에 느닷없이 가드너(gardener)가 된 저는 잡초와 잡초 비슷한 난 종류의 식물을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멀쩡한 식물을 뽑기도 했고 뽑아야 할 잡초를 무럭무럭 잘 키우기도 합니다. 꽃밭 가운데 하늘 높이 잘 자라고 있는 식물을 펜션 사장님께서 보시고 말씀해 주셔서 알았습니다. 잡초라고.....
한 움큼의 잡초를 뽑았는데 잡초는 2가닥이었고 달맞이꽃 4 뿌리를 뽑았습니다..... 다시 심었는데 시들합니다. 미안해.... 달맞이에게 미안한 마음 전합니다.
예쁜 꽃밭, 씨를 뿌리고 사랑과 정성으로 물을 주고 관리를 해야 아름다운 정원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꽃밭인지 잡초밭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늦게라도 관리에 나서서 다행이었지만 잡초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잡초에 숨어 있는 꽃이 함께 제거되는 희생이 있었습니다.
해뜨기 전 새벽에 꽃밭에 나갑니다. 출근하는 날은 잠시 돌아보고 간단하게 정리하거나 물을 줍니다. 아침보다 저녁에 물을 충분히 주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고 며칠 전부터 저녁에 물을 주려고 합니다. 장마기간에는 물을 주는 수고를 덜었습니다
쉬는 날, 새벽에 잡초를 제거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호미와 꽃가위를 들었습니다. 늦잠을 자면 땡볕에 일을 할 수 없으니 해뜨기 전에 얼른 꽃밭으로 갑니다. 이번에는 무장을 하고 나섰습니다. 반팔에 샌들신고 나갔다가 정체 모를 벌레들에게 너무 많이 당했거든요. 팔토시, 긴바지, 장갑, 슬리퍼 대신 발목까지 오는 등산화를 신고 나갑니다. 밀짚모자는 필수입니다. 그래도 벌레에게 물리지 않고 고이 들어오는 날은 없습니다만.
잡초가 너무 많이 잘 자랐습니다. 그렇게 쑥쑥 안 자라도 되는데 말이지요. 원하는 만큼 잡초를 제거하지 못했는데 밭을 정리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잡초밭이 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음을지켜보면서 우리 마음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마음은 꽃밭처럼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으니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 모릅니다. 내 마음밭을 자주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슬픈 일이 있으면 슬픔에 그대로 잠식될 수도 있습니다. 여름의 장마는 지나가지만 내 마음은 장마가 계속 머물 수 있습니다. 슬픔이 고이면 마음이 썩어 갈 수 있잖아요. 일기예보 속의 장마가 지나갔습니다. 뜨거운 태양이 저절로 움직여 줍니다. 마음속의 태양은 내가 만들어야 합니다. 쑥대밭이 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까요? 찰나의 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펜션에 거주하시는 입주민대표님과 사장님은 정말 배울 점이 많은 분입니다. 구수하고 세련된 모습을 다 가지고 계십니다. 외면과 내면의 모습이 풍겨져 나옵니다. 두 분 모두 세계 여러 나라를 두루 많이 다니셨고 하시는 일의 영역에서 맡은 책임을 다하시는 분들입니다. 식물과 더 친한 분이 있고 동물과 더 친한 분이 계십니다. 자연과 친하고 소통을 하고 교감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음밭이 넓습니다. 몸 관리도 잘하시는데 마음관리도 꾸준히 관리를 잘하신 듯합니다. 시골에 와서 만나는 사람들이 여유가 있다고 느끼는 건 아마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 그런 것 같습니다. 밭 관리 잘하고 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