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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Dec 20. 2024

빨간 눈

며칠 전부터 오른쪽 눈에 빨간색 한 칸이 생겼다.

무슨 말이냐고?

흰자가 있어야 할 자리에 붉은 핏빛의 덩어리.

핏줄이 터진 것도 아니다.

제주도 2박 3일 여정을 3박 4일처럼 빡빡하게 잘 놀고먹고 즐겼다.

늦은 저녁, 대구 공항에 도착해서 딸을 데려다주고 바로 운전해서 산청으로 왔다.

푹 잘 자고 일어나니 아침에 싱싱하고 선명한 핏빛이 눈에 딱!

왼쪽 얼굴을 보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오른쪽 눈의 구석자리다.

정면으로 슬쩍 보면 보이지 않지만 오른쪽에서 보면 정확하게 보인다.

보는 사람은 놀라는데 사실 별 통증이 없어 그냥 있었다.

일주일쯤 지나니 붉은 덩어리가 점점 사라지고 흰색의 빛으로 회복하고 있다. 


체력이 좋다고 자만했다.

낯선 섬 제주에서 두 개의 네이비게이션을 켜고 마구 돌아다닌 나에게

선명한 빨간색으로, 피눈물을 보이며

눈이

나에게 경고 한마디 날려준 거다.

"나, 피곤했거든!"


by 빛날 ( 너의 생생한 눈 덕분에 행복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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