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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by 빛날

사랑합니다. 고객님.

이 말을 기억할까요? 아시나요?

들어는 보셨지요.

온라인에서 검색을 하면 식당이나 여러 기관 번호를 알 수 있지만 예전에는 114에서 전화번호를 안내해 주는 서비스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그곳에서 10년을 근무했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를 '솔'음으로 경쾌하게 인사를 합니다. 몇 번을 했을까요? 숫자는 헤아릴 수 없겠지요.

어느 날 갑자기 인사 멘트가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


난데없이. 이건 무엇? 어쩌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사는데....

얼굴도, 어디 사는 누군지도 모르는데 목소리로 만나는 낯선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라니.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랍니다. 근무 들어가기 전에 연습합니다.

번호를 묻기 위해 전화한 사람들이 잘 못 걸린 줄 알고 그냥 끊기도 하고

나를 아느냐, 왜 그런 인사를 하느냐...

욕도 먹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듣기도 합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힘이 있습니다.

사랑은 망가진 것을 복원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25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랑합니다.' 말해 봅니다.

내가 나를 안아주는 말이며 위로의 말이며 응원의 말입니다.

지금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좋겠습니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소소한 행복에 기뻐합니다.


평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한 번 말해 보세요.

상대방이 놀랄 수도 있고 "와~~ 카노"(왜 그러는데...) 닭살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내심 좋습니다.

씨익 미소가 나옵니다. 그냥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눈물이 날 수 도 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입술을 열어 '사랑해', '사랑합니다' 해보세요.


심장이 뭐라고 말하는지 들어보세요.. 응답합니다.


두근두근....

사랑해......

빛날 ( 너도 사랑을 말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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