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날에 지네가 찾아왔습니다.
작년에는 어쩌다 보던 놈인데 석 달 전 나이가 꽤 있는 건물로 이사를 하고
종종 만나고 있어요.
어제저녁은 잠들기 전 침실에서,
오늘 아침은 식탁 아래에서 슥슥슥 기어가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존재감을 알려줍니다.
선명한 오렌지의 탐스런 색의 발가락이 몸통 양 쪽으로 질서를 잘 지키며 착착착 잘도 걷습니다.
나에게 발견된 순간 빠른 걸음으로 내달리지만 결국 사람이라는 종족에게 제압당합니다.
시골살이 일 년 반이 지나면서 벌레들의 헌터가 되어가는 내 모습을 보면서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머릿털이 쭈뼛 서기도 합니다.
적응되어 가는 걸까... 이사를 가야 할까....
어쩌겠습니까? 객이 주인이 될 수 없으니 방법을 찾아봅니다.
온라인으로 검색을 하니 몇 가지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그중에 하나 당장 처방할 수 있는 소금을 뿌려놓았습니다.
내가 가진 가장 굵은소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