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태니컬아트]작은 화초를 선택하여 작품 만들기
지난 편은 색연필로 나뭇잎 하나를 그리는 수업에 대한 얘기였는데 그다음 수업은 조금 더 진도를 나가는 형태로, (꽃이 없는) 화초를 갖고 와서 그리는 수업이 진행되었다.
우선은 색연필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화초를 관찰하고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연필 묘사부터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먼저 대상 식물과 친해지고 난 후에 작품을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나는 '아몬드페페'를 그렸다. (흰 종이를 뒤에 대고) 아래와 같이 사진을 찍은 후에 실제 대상을 보면서 연필 묘사를 먼저 해보았다. 눈으로 잘 안 보이면 스마트폰으로 찍어놓은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서 그리면 편리하고 좋다.
식물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면 작품을 위한 구성(Composition)을 시작한다. 작품에서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구성은 미적인 부분을 한눈에 결정짓는 요소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게 중요한 만큼 어렵게 느껴진다.
화초의 어느 부분을 어떠한 형태로, 어떠한 각도로 잡아서 그림에 담을지 고민해 보고 대강의 스케치를 먼저 해봐도 좋고 카메라로 이런저런 컷을 찍어보는 것도 좋다. 구성안이 머릿속으로 결정이 되었다면 스케치를 완성하기 전에 사진을 제대로 찍어놓는 것이 좋은데, 보태니컬아트(botanical art, 보타니컬아트)는 세밀하게 그리는 그림이므로 최대한 선명하게 찍어야 한다. 범위가 크다면 대상의 부분 부분을 접사로 많이 찍어두는 것이 좋다.
사실, 그 당시 아몬드페페는 딱딱한 잎을 가졌기 때문에 금방 시들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사진을 찍지 않고 바로 구성을 하고 채색을 했는데 집에 와서 사진을 찍어놓지 않은 것을 많이 후회했었다. 집에 와서 마저 그리려니 빛의 세기와 방향이 달라 잎의 색이 다르게 보일 뿐만 아니라 음영 표현도 쉽지 않아서 고생을 했다.
그래서 집에서 다시 거꾸로 그림을 보면서 그 구성에 맞게 포커스를 잡아 사진을 찍었는데 아래 사진들이다. 최대한 접사로 세밀한 묘사가 가능하도록 사진을 찍는다. (각각 위, 중간, 아래 부분에 각각 포커스를 맞춰 다시 찍은 사진)
사진 촬영까지 모두 마쳤다면 대상을 보면서 구성안대로 스케치를 시작한다.(그림을 그릴 종이에 바로 스케치를 하지 말고 전사하기 좋게 모조지(크로키북)에 스케치하는 것이 좋다.) 색연필로 세부적인 묘사를 할 것이므로 스케치는 아웃라인 정도만 하고 작품을 그릴 종이에 전사 후 채색에 들어간다.
구성을 할 때에는 보이는 그대로를 그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아름답게 보이도록 재구성을 하게 된다. 그래서 하나의 작품을 위해서 여러 장의 사진(여러 포커스)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대상이 되는 사진과 그림이 똑같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래 그림도 그렇다. 연필 묘사로 먼저 그려놓은 부분에 추가적으로 더하여 구성을 했는데 처음 해보는 구성이라 어색하고 서툴었다.
위의 그림과 아래 완성된 그림의 다른 점을 찾아보시길~! 실제 화초에서는 보이지 않아 표현을 잘 하지 못했던 음영 표현을 보완하니 아래와 같이 더 사실적인 그림이 되었다. 뭔가 부족하다 싶었을 때 교수님이 이 점을 지적해 주시면서 약간의 터치를 해 주셨고 그 가르침을 여기저기에 실천을 하니 그림이 확실이 좋아졌다.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는 것~ 음영이 잘 보이지 않더라도 상상으로 그려주는 것도 필요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계속 고민하다 보면 해답이 나올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만족할 때까지 보완을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보태니컬아트 전문가과정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 이렇게 구성이 들어간 첫 작품 완성~!
창작은 모작에 비해 어려운 점이 많다.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대상의 선택과 구성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1) 대상을 선택할 때에는 내가 그릴 수 있는 대상인지(능력면에서 감당할 수 있는지), 오래 보존이 가능한지, 실물이 지속될 수 없다면 사진을 찍어두어야 하며 그 사진은 보고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게 촬영된 것이어야 한다.
(2) 구성을 위해서는 전체적인 형태, 구성 요소의 선택과 배치, 필요시 스토리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구성을 위해서는 위의 (1) 대상의 선택과 조건이 만족된 상태여야 한다.
다음 편은 꽃으로 진도를 나간다. 꽃 한 송이부터 시작해서 하나의 작품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구성(Composition)은 보태니컬아트(botanical art, 보타니컬아트)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니 다음 편, 꽃을 그린 다른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또 다루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