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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실 Mar 30. 2020

동네꽃#25 현호색.. 새들이 모여 합창하는 듯 해요.

산과 들에 자생하는 작은 봄꽃. 현호색

진달래에 이은 올해 두 번째 동네 봄꽃은 "현호색"이다. 현호색은 아파트 단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이 아닌데 살던 동네가 산 아래에 위치한 덕에 이런 귀한 꽃들도 아파트 화단에서 간간이 볼 수 있는 행운이 있었다.

현호색. 2019.4.16. 아파트 화단에서 촬영

현호색은 꽃 모양이 매우 독특하게 생겼고 꽃 줄기에 꽃이 어슷하게 오른쪽 왼쪽 번갈아 피어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마치 작은 새들이 한데 모여 입을 크게 벌리고 합창을 하는 듯한 모습이라 재미있다. 만약 꽃이 컸다면 징그러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작은 꽃들이라 실제로 보면 귀엽고 사랑스럽다.

현호색은 잎도 특이하다. 잎줄기에 달린 잎과, 꽃줄기에 달린 잎이 다르게 생겼다. 잎줄기에 달려있는 무성한 잎들과 달리 꽃줄기에는 꽃이 달려있는 꽃자루 바로 아래에 작게 잎이 하나씩만 나있다. 즉, 꽃줄기는 '잎 하나 꽃 하나' 이런 구조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현호색 표본 사진 (출처 : 국립수목원(국가표준식물목록) 홈페이지)


아래 현호색 사진들을 보면 잎줄기에 달린 잎의 모양이 쑥갓 모양처럼 생긴 것(1)도 있고 강아지풀이나 원추리 같이 칼같이 기다란 잎을 가진 것(2)있다. 그리고 직접 찍은 사진은 없지만 매발톱꽃잎처럼 둥근 잎을 가진 것(3)도 있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꽃줄기에 달린 잎은 모두 똑같이 생겼는데, 손가락처럼 끝이 여러 갈래로 찢어진 넙적한 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에서 무성한 잎줄기 잎들 사이에 숨어서 잘 보이지 않는 꽃줄기 잎을 찾아보시길..)

현호색(1). 2017.4.22. 대모산에서 촬영
현호색(2). 2016.4.1. 대모산에서 촬영
현호색(3). (출처 :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nature.go.kr)


아래 사진이 이번 그림의 주인공이다. 무성한 잎을 가진 잎줄기는 생략하고 한 개의 꽃줄기만을 그리기로 한 것이다.

현호색. 2017.3.31. 대모산에서 촬영.

워낙 작은 꽃이라서 꽃줄기 하나만 확대해서 특이한 꽃의 모양과 꽃이 피는 형태를 자세히 보여주고 싶었다.

현호색 첫 송이 채색을 끝내고 한 컷! 한 마리 새를 그려놓은 것 같다.

색을 연하게! 부드럽게! 속으로 계속 외치면서 그려도 나도 모르게 진하게 채색된 부분은 지우개로 지우고 또 그리고를 반복해도 원하는 빛깔이 나오지 않는다. 지우개는 종이에 표면을 상하게 하기 때문에 지우고 끝내면 괜찮은데 지운 후 그 위에 또 색을 올리면 색이 거칠게 올라가서 고운 빛깔의 색을 표현하기 어려워진다.

첫 번째 꽃송이 왼쪽 아래로 보이는 두 번째 꽃송이가 그 예이다.

현호색 그림 중간 컷!

마음에 너무 안 들어서 수채화로 다시 그려볼까도 고민했는데 모든 꽃송이를 다 그려놓고 마지막에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그나마 좀 나아진 것 같아 그냥 마무리하기로 했다. 색연필화는 가능하면 지우개를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조심 천천히 옅게 색을 쌓아 올리자!!


올해는 아직 현호색을 보러 가지 못했는데, 지금쯤 아마 산기슭에 귀엽게 모여 합창을 하고 있을 것 같다.

현호색. 2020.3.24. by 까실 (279 X 300mm, 종이에 색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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