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메들리
현충일 휴일을 맞아 오랜만에 온가족 여가 활동을 연극으로 보냈다.
아침부터 우당탕탕 정신없이 출발해서 점심도 거르고 간신히 보고, 다시 우당탕탕 귀가하는 시끌벅적한
하루를 보내게 한 작품은, 역시나 마찬가지로 우당탕탕 이야기, 사춘기 메들리였다.
예전부터 대학로 연극 작품 중에서 상당히 재밌다는 입소문을 많이 듣고 있어서 눈여겨 보았는데
적절히 볼 타이밍이 안생기다가 이번에 겨우 보게 된 작품은 듣던 그대로 너무나도 재미난 걸작이었다.
그리고 의외로 웹툰과 드라마까지 있었던 작품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런 주말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작품에 대해서 감상을 겸한 리뷰를 시작해보도록 하자.
주인공 정우는 아빠의 사정으로 이사가 잦은 아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느 시골 마을에 전학왔는데,
항상 얼마 있지 않다가 떠날거란 생각에 마음에 벽을 쌓고 지내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다시 이사를 간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정우는 그러려니 하며 받아들인다.
근데 이사를 가게 되니, 그동안 맘에 걸리던 학교에 일상에 대해서도 무책임하게 지를 용기가 생긴다.
학교짱 역호를 믿고 나대는 애들이 그나마 친한 덕원이를 괴롭힌다? 역호랑 맞짱 선언!
자기 반 반장이자 학교 최고 미인 아영이랑 엮인다? 그래, 까짓거 사귈래? oK!
전국노래자랑 그 동네편에서 학교 대표로 나가볼래? 그러지 뭐. 참석 ok!
이거 감당할 수 있냐고? 뭐 어때? 나 어차피 이번주만 학교 다니고 이사가는데.
근데 항상 이런 스토리에 당연스럽게 나오는 클리셰. 아빠 전근 취소했다. 왜? 자꾸 이사가서
어디든 맘못붙이는 네가 너무 보기 안쓰러워서. 와우... 큭큭큭...
대책없이 내지른 말들에 대해 이제 정우는 홀로 감당을 해야 할 상황에 직면한다.
항상 벽을 치고 죽은 듯이 조용히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정우에게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니.
과연 정우는 시골 마을에 벌어지는 우당탕탕 대소동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단... 듣기만 해도 클리셰 자체만으로 빵터질 수 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세상의 모든 서사는 항상 주인공이 고통받아야 재밌고 빵터지는 법. 그것도 대단히 희극적으로.
그 정석을 기준으로 볼때 이 작품은 시작부터 왕도의 제일 앞에 있는 작품이다.
거기에 전개와 내용도 너무나도 알차고 흥미롭다.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좁지만
더 복잡한 인간 관계의 갈등과 영향이 상황 하나하나마다 알알히 유쾌함을 느끼는 전개로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동시에 청춘에 대한 아스라함을 제대로 담고 있다. 다들 한번쯤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착각으로 시작된 연애, 일진과 맞서는 액션, 동료들과 팀을 짜서 큰 대회에 도전하는 열정.
청춘이라면 자기가 겪지 않아도 누구나 동경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여기서는 알짜배기만 제대로 모아
고아낸 것처럼 우리 앞에 생생하게 느껴지게 하고 있었다.
덕분에 정말로 숨겨진 걸작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니, 이렇게 재밌는 작품이었다고?
이게 왜 입소문이 이 정도로 안난건지? 창작과 컨텐츠의 과소평가가 안타까울 정도였다.
그리고 역시나 연극이라는 주제는 사람으로 하여금 보는 것만으로도 도파민을 터지게 만든다.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는 배우분들의 너스레 담은 연기와 빵빵 터지는 리액션들.
문학이라는 장르를 표현하는 요소가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나는 역시 그 중에 제일은 연극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관객의 바로 앞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서사의 말초적이면서도
근본적인 이야기를 보면서 몰입하지 않을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아이들과 같이 가면 적당히 점잖은 작품도 연극이라면 항상 빵빵 터지는 게 그런 이유일 것이다.
뭐, 거기에 원작과 내용까지 노리고 재밌다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이번에도 배우분들의 열연과 액션에 보면서 계속 행복한 미소를 감추기 힘들었다.
대학로 연극에서 항상 감초처럼 나오는 다인 역활을 하는 배우분들의 능청스러움과 연기 변신도 터졌고.
역시 연극은 삶을 한번씩 행복함에 터지게 만드는 최고의 비타민이란 생각이 든다.
날씨도 좋았고, 작품의 내용도 좋았고, 배우분들의 연기도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오늘의 이야기...
보시는 분들도 한번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 손을 잡고 방문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온 가족이 같이 봐도 전혀 무리할 것이 없는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웃음으로 가득 채울
이야기가 가족의 삶을 소소한 행복의 색으로 물들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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