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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현 Jul 13. 2022

나 혼자 키우는 엄마는 꽃사장님

표현을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세미가 직접 꽃을 고르고 잘라 꽂은 인생 첫 꽃작품과 함께 추억 한 장


표현을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좋은 감정이든 불편한 감정이든 그 순간 가진 감정에 대해 스스로 인지하고 느낄 수 있도록, 또 그런 감정에 대해 다른 상대에게 지금 나의 상태를 불쾌하지 않도록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세미를 키우고 싶었고 여전히 노력 중에 있다.


물론 지금의 나도 완벽하게 그걸 해내고 있지 못하지만 앞으로의 수현이도 더욱더 그렇게 나아가고 싶은 방향으로 정해져 있다. 특히, 상대에게 불쾌하지 않도록 지금 나의 상황과 감정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 기분이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해주는 것!


내 어릴 적 꿈은 조금 독특했다. 이 커다란 세상에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을 모조리 다 느끼고 싶었고 할 수 있다면 만끽하며 살고 싶었다. 쉽게 말하자면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고 기쁘고 행복한 감정뿐만 아니라 슬프고 아픈 감정들도 소중해서 어릴 적부터 나는 나의 모든 순간들이 애틋하고 소중했던 것 같다.


여전히 그런 나라서 나는 내가 너무 좋다.


자칫 잘못하면 너무 감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어서 누군가들에겐 절대 이해받지 못할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워낙 타인의 시선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편이라 구차하게 이해받으려고 노력할 바엔 그냥 이해받지 못할 똘끼 다분한 미친 사람으로 사는 편이 훨씬 낫다.


사소하고 소소하도록 세심하게 감정을 잘 느끼고 또 섬세하게 잘 표현하기 때문에 나와 다른 누군가가 보기엔 조울증처럼 내 감정의 격차가 심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보통으로 평소엔 지극히 차분하고 잔잔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엔 행복해서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고 우울하고 슬퍼서 땅굴 파고 기어 다닐 것만 같지만 혼자만의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갖고 나면 또는 나를 잘 알아주는 믿어주는 내 사람들에게 표현을 잘하고 나면 감정들의 잔여가 오래 남지 않고 증발하듯이 사라져 일상으로 잘 돌아온다.


(회복탄력성이 아주 우월한 편이라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나의 동거인이자 나의 베프 세미에게도 지금 내가 느끼는 많은 것들을 알게 해주고 싶다. 눈에 보이는 예쁘고 좋은 것들이 전부가 아니라 (또한 남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만이 진짜 좋은 게 아니라) 이 세상에 태어나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을 알게 해주고 싶고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다는 것을 또 경험하고 스스로 깨닫고 느낀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고 나면 그때서야 보이는 것들이 얼마나 귀하고 예쁘고 소중한지.. '자신만의 진짜의 진짜'를 알게 해주고 싶다.


아직은 작고 작은 세미이지만 언젠가는 엄마 수현이보다 더 큰 마음으로 많은 것들을 품을 수 있길.


오늘도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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