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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제일 젊은 날

2014.12.16

by 종이소리
동해 마차진해변의 아침표정. 2006

80세의 한 노인이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습니다.


"얘들아~

나 중국어학원 다니기로 했다!!"


그러자 막걸리를 마시며

고스톱을 치던 친구들이

기가 막힌다는 눈빛으로

야단들입니다.


"미친놈!!

다 늙은 주제에 뭘 배워?

10분 뒤에 뒤질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거 배워 으따 쓰게?"


"정신 나갔군~

이눔아! 그런 돈 있으면

막걸리나 받아 줘 봐!!"


갖은 비아냥으로

핀잔을 주는데도

주인공 청춘께선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왜들 이러셩~

내 남아 있는 시간 중에

'오늘'이 '지금'이

가장 젊은날이거덩?"


청춘이란 이런 것 아닐까요?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할 뿐.


내 심장이 뛰는 오늘을..

늘 새로운 날,

가장 어린 날로 여기며

가꾸려는 '의지'가

늙어버린 숫자나이

이기게 해 주지 않을까 합니다.


딱 한 번뿐인 "오늘"

잘 놀아야겠습니다.


멋진 오늘,

가장 젊은 하루 되시기를


(80세 노인 이야기는

출판사 돌베개의 비매품

어느 책에서 읽은 이야기이며

2012년 어느 오후,

북촌의 한 음식점에 배치된 것으로,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읽은 것이라

제목을 기억하지 못함을

양해 바랍니다)

2014.12.16 facebook.

동해 마차진해변의 아침표정. 2006

10년이 지난 일기를

한 편 한 편 정리하고

다시 수집해서 기록하고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는 요즘,

스스로를 향한 반성과

잘 살아냈다, 잘 버텨냈다,

그래서 오늘이, 지금이

부끄러운 고개를 숙이기보다

입꼬리 살짝 올리며

제 머리 쓰담쓰담하게 되는

보람의 기지개를 켠다.


예순을 앞에 두고

새삼 깨닫는 아침.


삶이라는 숙명을

한 해 한 해의

책장으로 채우는 일이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스스로를 경계하는 일이며

시행착오를 디딤돌로 삼아

후회의 순간을 최소화하는

경험의 숲을 가꾸고

황혼의 바다를 여유와

보람으로 산책하는 일이라는 것을.


오늘도 잘 누려보자.

닥쳐오는 운명과 하늘의 뜻을.

디자인하라! 삶을, 영혼을!

/2025.06.02.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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