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6
80세의 한 노인이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습니다.
"얘들아~
나 중국어학원 다니기로 했다!!"
그러자 막걸리를 마시며
고스톱을 치던 친구들이
기가 막힌다는 눈빛으로
야단들입니다.
"미친놈!!
다 늙은 주제에 뭘 배워?
10분 뒤에 뒤질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거 배워 으따 쓰게?"
"정신 나갔군~
야 이눔아! 그런 돈 있으면
막걸리나 받아 줘 봐!!"
갖은 비아냥으로
핀잔을 주는데도
주인공 청춘께선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왜들 이러셩~
내 남아 있는 시간 중에
'오늘'이 '지금'이
가장 젊은날이거덩?"
청춘이란 이런 것 아닐까요?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할 뿐.
내 심장이 뛰는 오늘을..
늘 새로운 날,
가장 어린 날로 여기며
가꾸려는 '의지'가
늙어버린 숫자나이를
이기게 해 주지 않을까 합니다.
잘 놀아야겠습니다.
멋진 오늘,
가장 젊은 하루 되시기를
(80세 노인 이야기는
출판사 돌베개의 비매품
어느 책에서 읽은 이야기이며
2012년 어느 오후,
북촌의 한 음식점에 배치된 것으로,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읽은 것이라
제목을 기억하지 못함을
양해 바랍니다)
2014.12.16 facebook.
10년이 지난 일기를
한 편 한 편 정리하고
다시 수집해서 기록하고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는 요즘,
스스로를 향한 반성과
잘 살아냈다, 잘 버텨냈다,
그래서 오늘이, 지금이
부끄러운 고개를 숙이기보다
입꼬리 살짝 올리며
제 머리 쓰담쓰담하게 되는
보람의 기지개를 켠다.
예순을 앞에 두고
새삼 깨닫는 아침.
삶이라는 숙명을
한 해 한 해의
책장으로 채우는 일이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스스로를 경계하는 일이며
시행착오를 디딤돌로 삼아
후회의 순간을 최소화하는
경험의 숲을 가꾸고
황혼의 바다를 여유와
보람으로 산책하는 일이라는 것을.
오늘도 잘 누려보자.
닥쳐오는 운명과 하늘의 뜻을.
디자인하라! 삶을, 영혼을!
/2025.06.02. 오전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