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랑

2016.06.08

by 종이소리

수 십 번을 써도

잘 안 써지는 글자,

"사랑"


많이 생각하고

많이 존경하고

많이 그리워하는 말이라고

밴쿠버에 사는

후배가 알려 준 말인데


"나는 사랑이란 말을 들을 때마다

현주가 생각난다?!"라고 말하면


"그래서 언니, 사랑해"라고

단박에 튕겨오던 목소리.


참 고마운 말이다.

"사랑해"


( ㅅ랑/ "생각하다" 석보상절)

• ◁얘를

그릴 수도 없고

찍을 수도 없고

손글씨에만 적용되는


'사랑'이라는 의미를 가르쳐 준

"현주야, 보고 싶다."


그런데

이 마음도 '사랑'이지?


그럴 거야.

그런데 생각해 보면

참 말이 그래.

꼭 '사랑해'라고 하지 않아도

사랑이란 마음이 건너오는

그런 말이 있어.


보고 싶다,

잘 지내니?,

오늘 뭐 해?,

어디야?,

같이 밥 먹자,

잘 자,

이따 봐,

조심히 와,

안녕,

밥 먹었어?,

좋은 하루!,

아프지 마,

밥 잘 챙겨 먹어,

..............


글자는 다 다른데

마음은 하나만 보이잖아?


"생각하고 있어. 많이.

내가 너를"


그러니까

"사랑한다고"

라고 알아들으면 돼.

그렇다고..

밴쿠버 너무 멀다.

그래도

사랑은 가까이 있어.

네 곁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