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이 단추 형광등

2015.06.09

by 종이소리

"고마 자그라~ 시험 치다가 아 잡겠다.."

중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치르는 중간고사 때

영어사전과 씨름 중인

큰 딸이 애처로우셨던지

아버지는 내가 잠이 들 때까지

곁에 앉아 열두 번도 더 읽으셨을

신문을 읽고.. 또 읽고..


그러다 엎어져 잠이 든

큰 딸 뉘이시고

저 똑딱이 단추를 채우셨던

그런 날이 있었지.


가난이 지어 놓은

그 시절 좁아터졌던 집들이

지금 생각하면

왜 이다지도 켜켜눌린

그리움인지..


작업실 계약할 때

미적거림 한 번 없이

단박에 저지르게 해 버린,

똑딱이 단추와

꼬질꼬질 나무방문이다.


때로는 교만스럽고

때로는 나태해지려는 의지를

쓰다듬고 보듬어 주는

어제의 교훈 같아서

바꾸라던 조언들 앞에서

꿋꿋이 버텼다.


똑딱이 단추를 켰다..

껐다 하던 연이가,


"이 단추 안 치우시길

정말 잘하셨어요!!

형광등도 너~무 애틋하고..

선생님은 이 단추 키고 끄실 때마다

추억이 켜졌다.. 꺼졌다 하시겠어요!?"


라며 재밌는 장난감을 만난

눈빛으로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고생을 기억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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