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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되는 기억은 없다

그저 무뎌짐에 적응할 뿐이지

by 종이소리

삭제되는 기억은 없다.

그저 무뎌짐에 적응할 뿐이지.

시간이라는 고문 속에서.


"지우고 싶다." 또는

"잊을 거야"라는 말은

"잊지 못한다,

더 기억할 거야"라는

의지의 투정이다.


잊겠다는 거

지울 거라는 거

생각할수록

실천할수록

그 기억에 집중하고 있다는

고백과 같으니까.


차라리 삭제보다

"꽃씨" 파일로 저장하자.


"잊지 못할 거예요.

또 다음 이야기의 꽃을 피우는

꽃씨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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