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종기

2016.07.15

by 종이소리
2016.창신동

창신동에도 있습니다.

"옹기종기, 기와"


금방이라도 새 건물들이 밀고 들어올까 싶어 미친 듯 창신숭인을 찍고 다녔던 1년 전.


늙고 허술한 지붕과 담, 길이지만, 한 마을에 '터'로 이어 온 기억과 역사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고유'라고 믿었다.


그것이 누군가에겐 감추고 싶은 가난과 '갑'이 아닌 '을'의 서러움이었을 수도 있지만 김승옥의 소설 '역사(力士)'속에 그려진 절박한 삶끼리 기대고 보듬던 '인정' 따닥따닥, 옹기종기의 지붕 아래에서 살았을 것이다.


따닥 따닥이

마을 고유의 얼이자 혼이 아닐까.

2016.07.15.facebook


그리고 2025년 오늘.

창신동 일대에도 긴 병풍이 설치될 예정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도시의 운치가 사라진다'는 아쉬움을 남긴 시인 유용선의 마음은 그만의 서운함이 아닐 것이다. 나는 벗의 쓰린 속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좋아요만 누르고 말았다.


'어쩌겠어요. 우리의 낭만이 더 값지다 우길 수도 없고... 그게 옳은 정책이냐 큰소리칠 수도 없고.. 이 거대한 흐름을, 우리는 그저 내 삶의 요람인 골목의 변화를 나의 성장처럼 받아들일 밖에요.. 또 다른 궤도로 들어선 세월의 수레바퀴가 제대로 안전하게 굴러가기만을 바랄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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