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종이라탄
까미야.
너랑 이거 짤 때가
제일 행복했어.
너 없이 혼자 작업하는 게
재미가 없네..
때때로
내가 너무 무리한다 싶으면
기특하게도 노끈을 뺏어 물고
내 손을 쉬게 해 주던 너.
다시 꺼내보니 너무 보고 싶다.
손이 나으면 너 보러 가야겠어.
네 기운 왕창 받아와서
우리 약속 지켜야지.
[2025년, 7월 19일의 하소연]
[2020년 5월]
까미가 아가였을 때 짜 주었던 러그가
이젠 많이 비좁아졌다.
"발이 삐져나와서 어쩌누?
널 위한 러그부터 짜야겠네?"
종이노끈으로 이틀을 엮어
까미를 위한 '판'을 만들었다.
마당에 깔면 놀이판,
소파에 깔면 쉼 판.
훨씬 넓어진 러그에서
까미는 제법 잘 놀았다.
제 아기들이 올라오지 못하는
높이라서 혼자만의 쉼이 필요할 때
제법 요긴하게 쓸 수 있을 쉼터로
작정하고 만들었다.
물론 내 손톱이 깨지고
손가락 끝마디는
거칠거칠한 나무 가시랭이처럼
날카로운 톱니가 될망정
좋아하는 존재를 위한
훈장이 이 정도는 되어야겠지?
까미와 아기들이 재밌게 놀면 좋겠다.
그래서 자꾸자꾸 너를 위한
장난감을 계속 만들며
함께 웃을 수 있게.
네가 '뜨개질하는 고양이'라는
마법 같은 이야기도
온 세상에 자랑하면서 말이야.
사실은 집사의 뜨개질을
훼방 놓는 고양이지만
혹시라도 물고 뜯고 하다가
먹게 될까 봐서 걱정이 많았거든.
다행히 종이를 먹지는 않는다는 것을
너와 아이들이 알려주었고
그 모든 과정을 너희와 함께 겪으면서
종이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깨닫게 된
시간이었어.
그래서 고마워.
'지구에서 온 내일' 이야기는
네가 주인공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