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마을을 기록했어요

잘 가요, 서대신 5 구역.

by 종이소리

잘 가요, 서대신 제5 구역.

온갖 자연의 빛깔과 모습이

계절마다 잔치를 벌이고,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애잔한 무늬를 그려 놓은 담벼락.


그 담벼락에 노니는 ,

햇살의 일렁임이

저절로 그림이 되는 공간

골목. 그리고 골목길.


때로는 마을에서

도시로 이어지는

소통의 다리가 되고,

때로는 쉼의 공간에서

작업 공간으로 이어주는

생계의 길이 되고,

또 때로는 옛 일기장

한 페이지에 태워 놓는

타임머신, 골목.


지나온 날들을 품고

오늘을 버티는,

삶의 주름과 숨결이

겹겹이 쌓인 자리.


그 골목에 사는 나무와 돌,

그리고 돌담과 벽.


또 각자의 풀색과,

꽃빛이 들려주는 풍경 속에는

세상의 다른 골목들과

또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골목 저마다의 독특한 이야기가

그 골목만의 가치로 살아갑니다.


그런 골목에 사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품고 있는지,

또 내가 사는 골목과 마을은

얼마나 아름답고

살가운 풍경인지를,

채 알기도 전에

지도에서 마을과 골목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골목이 사라진다는 것은

마을이 사라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삶의 터전이었을 공간과,

때때로 기쁨을 주던

고마운 풍경들이 살던 마을에게,

더 오래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과

고동안 수고했다는 고마움을 담아

작별인사를 전합니다.


수고했어요, 서대신 5 구역

고마워요, 내 이웃의 추억.


모두가 사라져도

추억은 영원하다는

진리의 힘을 믿으며.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2018년 2월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