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엔진사
"효성엔진사"
묻지 않았다.
왜 여태 이 모냥이냐고.
이 건물의 나이가 몇이냐는
성가신 질문도 숨겼다.
비겁하게 감추고 싶었다.
혹시라도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짧은 역사가 튀어나올 것만 같아서.
나이와 이유가 무슨 상관이랴.
저 당당하고
고유한 색과 결 앞에서.
저 강강한 노구의
위엄 있는 자태 앞에서.
땅까당 땅까당.
수많은 박동들이 이어 온
역사의 현장이자
'지금'이라는 시대의
뿌리가 된 '터' 앞에서.
욕심이 난다.
더 오래오래 머물러 달라는.
그 붉은 숨소리 하나까지도.
/토영마실. 2019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