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서 배운 행복(1-12)

인성 좋은 아이 키우는 법

by 복사꽃향기


-아빠의 생일선물-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빠가 회사일을 하면서 휴대폰을 여러 차례 고장을 내고 분실하는 바람에 핸드폰을 자주 바꾸게 되었다.

일 특성상 핸드폰이 꼭 있어야 하는데 형편이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 보니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 같았다.


며칠후면 아빠 생일이다.


나는 어떤 상황이나 기회가 생기면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하는 면이 많다.


앞으로 아이들이 성장하며 겪게 될 일들이기에 미리 체험시키고자 하는 부분도 있었고 좋은 아이디어는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더 많이 생각할 기회를 주려고 하는 편이다

.

그 과정 속에 부모로서 주고자 하는 메시지와 또 아이들에겐 자신도 모르는 내적 성장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서였다.

늘 우리 아이들이 어리다고만 생각해서 해 주는 것에 대해서만 신경을 썼지 아이에게서 받는다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았다.


그래서 이 기회에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동안 부지런히 모아 온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도 알려줄 겸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짠돌이라 모아논 돈이 꽤 있었기에 시도해 볼만한 일이 되었다.

틈을 봐서 아이에게 슬며시 다가가 물었다.

"아들아, 아빠가 휴대폰이 꼭 필요한데 생일 때 선물로 해 드리면 어떻겠니?" 하고 넌지시 운을 떼며 아이의 눈치를 살폈다.

짠돌이 아들의 반응이 어떨지 무척 궁금했다.

아들의 성격에는 저축한 돈이 아까워 선뜻 "그러자"라고 하지 못할 것을 안다.


아직은 어리고 자신의 것이 더 소중한 시기이기 때문에.


한편으론 '설마 아빠에게 쓰는 돈까지 아까워할까?' 하면서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알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는 아들의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날 때까지 말없이 지켜만 보고 있었다.

아이들도 자신의 속마음을 잘 모른다.

표현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를 수도 있기에 상황에 맞게 적용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선택권을 먼저 제시해 준다.

그리고 선택은 항상 본인의 몫으로 남겨둔다.


내가 말을 꺼낸 건 결과를 보자고 한 것은 아니었고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함이었다.


마주하게 되는 상황들에 한 번 두 번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해야 할 것과 해야만 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잡아갈 수 있는 밑거름의 시간들이 되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오늘은 유달리 아들이 아빠를 기다리는 눈치다.

"아빠 언제 오냐?"라고 자꾸만 묻는다.


퇴근시간이 되어 아빠가 집에 들어왔다.

그날 저녁 아빠 앞에 상기된 얼굴의 아들이 두툼해 보이는 편지봉투 하나를 내밀며

"아빠~~ 휴대폰 사세요!" 한다.


그 순간 아들의 얼굴로 내 동공이 날아갔다.

아들의 얼굴엔 그동안 아껴 모아 온 귀한 돈이 없어지는 속상함보단 처음 보는 뿌듯함에 가까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대견한 모양이다.


받아 든 아빠의 얼굴에도 건네준 아들의 얼굴에도 행복감과 보람으로 차오르는 걸 나는 보았다.

자신을 생각해 준 어린 아들이 기특해 아빠는 차마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역시 우리 아들! 아들은 내 마음을 안다니깐" 하면서.


그때부터 아들에 대한 믿음의 콩깍지가 제대로 씌어 버렸다.

엄마의 조심스러운 물밑작업이 있었다는 걸 까맣게 모르는 채.....

그때 가격으로 꽤 큰 금액이었다.

큰 거사가 이루어지고 난 뒤 조용히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아깝지 않더냐? 꽤 큰돈이었는데..." 하자 아들이 "돈이 아까워 고민을 좀 했다.하지만 우리 때문에 고생하시는데 아까워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을 하고 나자 오히려 아빠 폰사드릴 생각에 마음이 더 설레었다."라고 했다.

어린 아들이 한 뼘 성장하는 순간이었다.


주는 즐거움이 더 큰 행복감으로 온다는 것을 알게 된 소중한 날이기도 했다.


우리 아들 너무 대견하고 기특하다

엄마도 완전 감동이야~~

고맙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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