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누군가에게는 반가운 이름일거다. 그의 작품《문라이즈킹덤》을 처음 봤을 때, 그의 언캐니한 분위기의 연출은 나를 설레게 했다. 웨스 앤더슨의 가장 도드라지는 특징은 색감과 미쟝센이라 할 수 있다. 《문라이즈킹덤》에서는 파스텔톤의 마치 봄에 피어나는 꽃들처럼 청소년기의 진지한 사랑이야기를 그려냈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는 색채가 높은 색과 겨울이라는 계절을 사용해서 구스타브의 세계를 그려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우리가 문학시간에 자주 들었던 액자구조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오래 전에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에 들려서 만난 의문의 남성으로부터 들은 구스타브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야기를 들은 것을 한 작가의 목소리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다시 한번 늙은 제로의 목소리로 구스타브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렇듯 연속적인 액자구조를 통해 우리는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구스타브의 이야기를 경험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누군가가 얘기하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그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멋지게 살아간 분이네
로비보이였던 제로의 말이다. 영화에서 구스타브는 호텔 지배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그는 품위와 명예를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돋보이는데, 겉치레가 아닌 인간 본연의 모습에서 나오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탈옥한 후 로비보이인 제로에게 파나체 향수를 부탁했었는데, 제로는 잊고 가져오지 않은 장면이 있다. 여기서 구스타브는 품위를 잃고 제로에게 무차별적인 폭언을 하는데, 제로는 당황하지 않고 자신은 전쟁고아이고 피난민라고 고백한다. 그러자 구스타브는 자신이 했던 언행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여기서 구스타브의 신사다움이 참 멋지게 느껴졌는데, 자신의 말에 대한 오류를 발견했을 때 쉽게 인정하는 모습때문이었다. 또한 그는 어느 장소이든지 자상하고 친절을 베푼다. 또한 대화를 멈추지를 않는데, 그 대상도 군인이나 범죄자 심지어 자신을 살해하려는 이와도 대화한다. 그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낭만과 품위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는 시인이었고, 사랑을 아는 사람이며 동시에 책임을 아는 이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웨스 앤더슨 영화 중에 색채의 아름다움과 균형잡힌 화면연출로 뭔가 익숙하면서 낯선 느낌을 주고 있다. 언캐니라는 표현은 익숙한 낯섦을 말하는데, 일종의 두려움과 불안의 감정이라 말할 수 있다. 과거에 고대그리스에서 플라톤이 제시한 아름다움의 기준은 대칭과 비율이 완벽했을 경우였다. 그의 연출은 중앙에 심박은 듯이 좌우 대칭에 대해 민감하게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구도는 안정감을 주지만 반면에 안정감이 주는 불안을 조성한다.
우리는 어떤 현상이 변함없이 지속될 경우에 불안감을 갖는다. 프로이드였나? 그는 행복은 잠시있기에 가치있다고 말한다. 삶은 고통의 연속이기 때문에. 나는 이러한 불안감을 언캐니(기이한 느낌)라 부르고 싶다. 기존 영화 속에서 주는 긴장감과는 다른 긴장감과 동시에 화면이 주는 안정감과 그로 인해 생기는 불안감 또한 역사적 배경을 통해 증가시키고 있다.
어쩌면 안정과 불안정은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