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Crazy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by Wenza

살다 보면 하늘도 맑고, 일도 잘 풀리는 순간이 있다. 우리는 이런 거리낌 없는 이 순간들을 즐긴다. 이 행복한 시간을 사랑하는 이와 나누고 싶다. 별 탈 없이 퇴근하고, 집에 도착했다. 평소와 다르게 집은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2층 계단에 아내의 옷이 널브러져 있고, 내 옷이 아닌 다른 옷들이 있었다. 기분 나쁜 생각은 하지 말자. 오디오에서는 익숙한 음악이 들린다. 내 결혼식에서 들었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음악이다. 내 걸음은 화장실 앞에서 멈췄고, 나는 화장실 문을 열었다.



내가 믿었던 것들이 한꺼번에 무너져 본 적이 있는가? 누구나 한 번쯤은 생애 최대의 좌절을 맞는다. 그 좌절은 세계를 무너뜨린다. 영혼은 갈피를 잃는다. 펫(브래들리 쿠퍼)은 아내의 불륜현장을 목격하고, 정신이 무너질 정도로 충격을 받는다. 그의 분노와 폭력은 합법적이지 않았으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다. 이렇게 그는 법의 판결을 받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필자의 학창 시절에 교수님께서 한 말이 생각이 난다. 정신의학과 교수와 함께 대화를 나눴는데, 대화 중에 종이에 뭔가를 써 내려갔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대화 끝에 메모지와 함께 말했다. "당신이 갖고 있는 정신병은 이런 거야" 우리는 정신병에 대해 진단하거나 말할 때, 정상과 비정상에 범주를 두고 말한다. 질병 유무가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처럼, 누구나 아플 수 있고 병들 수 있다. 말 그대로 '누구나' 가능하다. 본 영화 중 팻은 이런 말을 한다.

"내 광기를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은 당신이 광기를 내뿜을 때뿐이죠"


세상에는 상황과 감정을 마주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 사실을 인지한다면, 그 어느 누구도 그 어느 무엇도 함부로 판단할 수 없게 된다. 본인도 다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진행이 될수록 정신병 진단을 받은 이들과 받지 않은 이들의 모습을 대조하여 보여준다. 어떨 때는 정신병 진단을 받지 않은 소위 정상인이라는 범주에 속한 이들의 말과 행동이 오히려 비정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정상과 비정상 범주자체가 잘못됐다. 우린 모두 미쳤거나, 모두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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