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이 주는 소홀함: 이프 온리

by Wen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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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오늘 하루 나의 모든 것을 잃게 된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영화《이프 온리》는 같은 하루를 두 번 보여주며 하루에 대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과정을 아프게 또는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연인인 사만다와 이안은 오래된 연인 사이, 익숙함은 소홀함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사만다의 졸업연주회도 잊고, 이안은 자신의 일만 생각한다. 이안은 사만다를 배려하지 못하고, 졸업연주회 후에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준다. 사만다는 택시를 타고 떠나는데, 신호대기 중일 때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이안은 자신의 선택과 잘해주지 못했음에 대한 후회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런데 일어나고 나니 사만다는 다시 살아 있었고, 악몽 같은 하루는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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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는 현재 우리가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앞서 말했듯이 '익숙함은 소홀함을 동반'한다. 이안은 되돌아온 하루를 바꾸려고 수없이 노력하지만, 그 노력은 헛되다. 이전의 하루의 모습이 다른 모습으로 보이고 있기에.


첫 번째 이별과 두 번째 이별을 직면할 때 이안의 대사를 보면 잘 이해될 건데, 첫 번째 이별에 그는 사만다와의 관계를 '견뎌내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는 정확히 말하면 '사랑'때문에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닌 지금의 현상유지를 위한 대답이었다. 현상유지라 함은 사만다 자체를 사랑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망가지지 않을 수 있는 자신이 만족하는 상황을 유지하려는 욕망이다. 사랑은 견뎌내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 하루를 경험하면서 그의 마지막 대사는 달라졌다.


fd1671fe2db26f0328011785f013c724_1386838028.5906.jpg 사만다의 눈빛, 정말 인상적이다


5분을 더 살든 50년을 더 살든. 오늘 네가 아니었다면 난 영영 사랑을 몰랐을 거야.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또 사랑받는 법도


영화는 우리가 원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저 사랑하는 만큼 받아들일 뿐이다. 우리는 수없이 익숙한 것들에 소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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