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몽 좀 해주세요

by 수키니피그

저는 꿈을 자주 꿉니다. 수면의 질이 좋지 못하단 얘기죠.

흔히들 꿈은 무의식을 반영한다고 하는데 저의 꿈은 상당히 다채로운 편이에요. 그 와중에 잊을 만하면 꾸준히 반복되는 패턴의 꿈이 있어요.

저는 꿈을 자주 꾸는 사람이므로 종종 자각몽을 꾸면서 꿈속의 상황을 내가 컨트롤하는 특권을 누리기도 하지만 지금 제가 얘기하려는 꿈은 꿀 때마다 절대 꿈이 아닌 '현실'로 착각되는 꿈이에요. 제가 도저히 컨트롤할 수 없는 꿈이고 그래서 괴로운 꿈이랍니다.


상황은 조금씩 다르고 등장 인물도 다르지만 언제나 주인공은 '나'입니다. '나'는 선량한 사람이지만 은밀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어요. 내가 사는 집 어디엔가 남몰래 시체 하나를 숨기고 살아가고 있거든요. 누구도 모르게 암매장한 시신이 만천하에 드러날까 봐 전전긍긍하며 사는 나는 예기치 않은 계기로 집이 헐리거나 땅이 파헤쳐지는 일을 겪게 되고 극도의 불안감과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다가 잠을 깨곤 합니다. 꿈속의 그 시체가 누구이며 내가 왜 시체를 숨긴 채 살아가는지 누가 왜 살인을 하였는지 살인자가 나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살인을 묵과 한 체 암매장을 도운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태로 그저 괴롭기만 한 꿈. 잠에서 깨면 비로소 이 끔찍한 상황이 '꿈'이었음에 안도하며 스스로 되묻습니다. '왜 난 자꾸 이런 꿈을 반복하는 걸까?'

저의 무의식은 도대체 내가 모르는 무엇을 알고 있길래 그런 꿈을 꾸도록 만드는지 그리고 그 꿈을 통해 제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는 꿈입니다. 해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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