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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Jul 06. 2020

[위드 코로나 시대]일본에서도 사면초과, 아사히 맥주

일본 시장에서도 최악, 아사히 맥주 상황

일본의 수출 규제로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벌써 1년이다. 닛산을 비롯한 일본의 여러 기업들이 한국을 떠났으며, 잘못된 광고 등을 제작한 유니클로 등도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가장 타격이 있었던 것은 한국의 수입 맥주 시장을 주름잡았던 아사히 맥주. 그리고 그 를 잇던 기린 맥주와 삿포로 맥주였다. 그렇다면 불매운동 1년이 지난 이 기업들은 어떤 상황에 직면하고 있을까?


2019년 일본 맥주 수출국 순위

일본 맥주 수출, 전세계 1위였던 한국

한국 내 일본 맥주의 인지도를 생각하면, 일본 맥주가 세계적으로 유명할 듯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한국이 일본 맥주의 최혜 수출국가였기 때문이다. 불매 운동이 사직한 2019년도만 봐도 전체 91.8억(약 1000억 원)엔의 수출 규모 중, 43.7%가 한국으로, 2위 15.7%의 타이완이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였다.


특히 세계 최대 대급 맥주 시장인 미국 등으로의 수출은 연간 100억 규모로 한국에 비해 1/4에 불과했다. 일본 맥주 시장이 연간 20조 원(한국은 4조 원 규모)이 넘는 것을 생각하면, 일본 맥주는 철저히 로컬을 지향한 맥주이며,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은 한국이 아주 중요한 교두보 중 하나였다.


하지만 불매운동의 결과, 한국 시장 90 % 이상의 수요를 잃는 결과를 가져온다. 특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아사히 맥주는 작년 5월 동기 대비 무려 95%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절체절명의 위기인 아사히 맥주

일본에서도 아사히는 코로나 19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8년도 기준 일본의 맥주 시장은 아사히 맥주가 약 점유율 37.4%로 1위, 기린 맥주가 34.4%로 2위, 산토리 맥주가 16%, 삿포로 맥주가 11%의 마켓 셰어를 가지고 있다. 이 업체들 중에서 아사히 맥주가 현재 가장 절체절명인 상황이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일본 맥주 시장 그래프 출처 mtcjapan. 아사히 맥주가 86년 슈퍼 드라이 출시 이후 거의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기린은 한때 절대적인 1위였으나 2위로 나락한 상황이다.


프리미엄, 저가, 초저가 3등분으로 나눠진 일본 맥주 시장

일본의 맥주 시장은 크게 세 종류로 나눠져 있다. 맥아 비율 50% 이상의 정통파 맥주, 맥아 비율 50% 미만의 저가형 맥주 스타일의 '발포주', 맥아가 거의 안 들어가는 '제3의 맥주'라고 불리는 초저가형 맥주다. 고급 맥주는 주로 요식업장에서, 저가형으로 분류되는 '발포주' 및 '제3의 맥주'는 주로 편의점 또는 소매점에서 판매를 한다. 이번 코로나로 인한 4월과 5월의 맥주 업계 발표가 있었는데, 비교적 저가의 발포주와 최저가인 제3의 맥주는 오히려 매출이 증가를 했다. 일본 역시 홈술, 혼술이 유행하면서 편의점에서 저렴하게 쉽게 구입 가능한 저가형 맥주를 구입한 것이다.  하지만, 일반 요식업 시장에서 팔리는 일반 맥주는 시장이 확 줄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이전의 일본 맥주 상황. 전체적으로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최저가 제품만이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


일본 요식업 시장의 강자였던 아사히 맥주

지난 6월, 일본 맥주 업계에서 발표된 판매동향에 따르면, 산토리 맥주가 55% 감소(4월은 62%), 기린 맥주는 41%(4월 49% 감소), 삿포로 맥주는 39% 감소(4월 44%)다. 아사히 맥주의 슈퍼 드라이는 35% 감소(4월 52% 감소)였다. 단순히 보면 아사히 맥주의 타격이 가장 적은 듯하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아사히 맥주의 2019년 판매수량을 보면, '슈퍼 드라이' 등 비교적 고급 맥주 라인이 62%. 저가형의 발포주 등 38% 정도다. 즉 아사히 맥주의 주요 수익제품군은 프리미엄 맥주 라인이며, 홈술, 혼술 시장이 아닌 요식업 시장인 것이다.  여기에 고급 맥주의 판매 내역을 보면 병맥주, 생맥주의 경우 4월에는 80%가 줄었고, 5월에는 60% 이상이 줄었다.


경쟁사인 기린 맥주의 판매수량은 프리미엄 맥주 라인이 33%, 발포주가 23%, 최저가인 제3의 맥주 라인이 44%다. 고급 맥주 시장이 판매수량이 아시히 맥주의 50% 밖에 미치지 못했으며, 요식업 시장용 비율은 50% 이하로 낮은 셈이 된다. 산토리 맥주 역시 전체 맥주류 중 68%가 저가로 구성되어 있고,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등의 비율은 불과 32%밖에 안된다.  결국 아사히 맥주는 타사에 비해  고가 라인의 의존도가 높았고, 요식업 시장 비율조차도 높다. 그렇다 보니 코로나의 영향을 더욱 직격탄으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연기된 도쿄 올림픽, 직격탄 맞은 아사히 맥주

특히 아사히 맥주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특별한 기회로 삼았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저가형 맥주가 아닌 프리미엄 맥주 라인에 더욱 힘을 쏟을 예정이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 및 여성 소비자의 폭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7월에 개막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은 이내 코로나 19로 내년에도 어떻게 진행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음식점에서 감소한 맥주의 수요는 가정용으로 옮겨가고, 가장 큰 수요는 저가형 맥주가 될 것으로 일본 맥주 업계는 보고 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저가형 제품의 개발에 목매달고 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수치로 기린 맥주의 경우는 저가형 맥주가 10%, 산토리 맥주는 18%, 삿포로 맥주는 28%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저가형 제품은 매출 규모도 작을 뿐 아니라 이익률도 극히 낮다.


여기에 일본 맥주 시장을 위협하는 또 다른 주종이 있는데 바로 위스키다. 기존에 위스키는 기껏해야 얼음을 타서 마셨지만 지금은 맥주 저그 잔에 탄산을 타서 마시며 맥주 시장을 더욱 작게 만들고 있다. 소주 역시 '소주+하이볼'이란 이름의 '추하이'(チューハイ)가 가성비 좋은 술로 계속 신제품을 만들고 있다. 모두 맥주처럼 시원하게 마시는 술로 맥주의 영역을 계속 침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경쟁사는 많아지고, 코로나로 인한 요식업 시장의 매출 감소, 한국의 수출까지 어려워 사면초과에 빠진 아사히 맥주라고 볼 수 있다.


맥주 시장의 감소를 일으킨 위스키  탄산수 하이볼

하지만, 아사히 맥주의 상황을 보니 한국의 맥주, 소주 기업의 상황도 심히 우려스럽다. 한국의 주류 시장 역시 편의점 등의 소매점 시장보다는 요식업 시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비율로 보면 60% 정도가 요식업 시장이고, 40% 정도가 가정용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도 일본처럼 요식업 시장이 지극히 어려운 상황. 비록 외국의 이야기지만, 코로나로 전 세계 모두가 고통을 받는 것을 생각하면, 단순히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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