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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Jul 25. 2020

일반 소주와 고급 소주의 진짜 차이는?

알고 보면 다양한 소주의 세계

'초록색 병 희석식 소주'와 '고급 증류식 소주'의 다른 부분


크게 두 종류인 한국의 소주 

한국에는 크게 두 종류의 소주가 있습니다. 주로 초록색병에 든 희석식 소주와 안동 소주 등 고급 소주로 이어지는 증류식 소주죠. 그런데, 이 구분이 틀렸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희석식 소주나 증류식 소주 모두 증류를 거치고 물로도 희석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 둘의 차이는 도대체 뭐가 있을까요?


증류주란?

증류란 단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끓는점을 알아야 합니다. 끓는점(-點, boiling point)의 사전적 의미는 액체의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져 끓기 시작하는 온도죠. 즉,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시점입니다.

그런데 이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온도가 액체마다 서로 다릅니다. 물의 끓는점이 100도라면, 에탄올은 78.3도, 메탄올은 64.7도, 옥수수기름이 270도,  해바라기유 250도, 카놀라유 250도, 포도씨유 220도, 콩기름(대두유) 210도, 올리브유 180도 정도입니다.


이렇게 서로 끓는점이 다르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 증류입니다. 증류란 말 그대로 증기를 흐르게 한다는 뜻입니다. 끓였을 때, 서로 성분이 다른 액체가 순서대로 기체로 변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액체를 분리해 낼 수 있는 것이죠.


와인을 끓이면, 가장 먼저 증발되어 나오는 것이 메탄올(극히 미량 끓는점 64도), 그리고 그 이후에 에탄올(78도)이 나오고, 그 다음에 물(100도)이 나오게 되죠. 그래서 먼저 기체가 된 알코올을  분리하면  순도 높은 술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발효주(탁주, 청주, 와인, 맥주 등)에서 에탄올을 증류한 술을 증류주라고 말을 합니다. 우리 술로는 소주(燒酒)가 가장 대중적이죠. 구울 소(燒), 술주(酒), 말 그대로 구운 술이라는 의미이며, 서양에서는 발효주에서 영혼과 같은 알코올만 빼냈다고 해서 스피릿이라고 불리기도 했죠.


술에 대한 증류의 개념은 중동의 연금술에서 왔습니다. 세상의 모든 물질을 물, 불, 공기, 흙으로 정의했죠. 그래서 술(발효주)에 불을 대본 것입니다.


일반 소주와 고급 소주의 차이


소주 공장에서 직접 증류를 안 하는 희석식 소주

우리가 자주 마시는 초록색 병의 희석식 소주는 일반적으로 알코올 덩어리라는 주정(酒精)을 받아서 물로 희석하며 조미료 등을 넣어 만듭니다. 주정이란 순수한 알코올(에탄올) 만드는 곳이 따로 있지요. 또 외국에서 수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마시는 소주를 희석식 소주라고 부르느냐, 바로 대부분의 대규모 소주 공장에서는 알코올에 물을 넣는 희석작업과 조미 작업만 합니다. 조미 작업은 말 그대로 다양한 첨가물을 넣어 맛을 만드는 것이지요. 워낙 순수한 알코올이다 보니 맛 자체가 무맛이기 때문입니다.

즉, 발효 및 증류는 주정공장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법인 등에서 하는 것이죠. 직접 증류를 안 한다는 의미입니다.


주정공장의 알코올 역시 순수한 알코올을 만드는 것에 주목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순수한 알코올이라는 것은 맛과 향이 없는 알코올(에탄올) 그 자체입니다. 즉 술 특유의 맛과 풍미를 만들 필요가 없으니 원료를 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좋은 농산물을 사용할 필요는 더더욱 없게죠. 그래서 늘 잉여 농산물, 또는 조주정이라는 거친 알코올을 수입하여 정제 과정을 거쳐 소주 공장으로 출고를 하죠.


소주 공장에서는 희석밖에 안 하니 희석식 소주라고 불리는 것이죠.


주류 구분표
주류 구분표를 만들어봤습니다. 여기서 특징이 있는데, 막걸리 및 약주(청주)를 증류한 것은 전통 소주, 맥주를 증류하면 위스키, 와인을 증류하면 코냑(브랜디)이 되는 것인데, 오직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초록색병 일반 소주는 이 범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왜냐면 원료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죠. 과일이던, 곡물이던 남는 것으로 다 만들 수 있는 것이 우리가 마시는 초록색병 소주입니다.


고급 증류식 소주란?

이것에 비해 증류식 소주는 한 양조장에서 발효시켜서 그곳에서 증류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원재료가 쌀, 보리, 고구마 등 정확하다 보니 원료의 풍미가 살아있죠. 직접 발효 및 증류하기 때문에 증류식 소주라고 불리고 있고요. 위스키로 따지면 #싱글몰트 위스키 같은 느낌입니다.


일반적인 소주도, 고급 증류식 소주도 발효와 증류, 그리고 물로 알코올 도수를 낮춥니다. 위스키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희석식 소주는 원료가 정해져있지 않치만, 고급 증류식 소주는 원료가 정확하게 정해져있죠.


이 둘의 표기가 구분이 안되어있는데 빨리 구분할 수 있는 표기법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좋고 나쁘다는 이분법적인 논리가 아닌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서 말이죠.


PS: 해당 글은 스브스 뉴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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