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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Jan 20. 2022

초저가 위스키는 맛도 초저가일까?

알고보면 맥주보다 저렴한 위스키

2022년에는 주목할 술 '초저가 위스키'


작년 12월에 오픈한 국내 최대의 주류 전문샵 보틀벙커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을 하나 볼 수 있었다. 바로 입구 앞에 구매자가 장사진을 이루며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이들이 원하는 술은 바로 이른바 레어템이라고 불리는 고급 양주들. 특히 한국 시장에서 잘 볼 수 없는 고급 위스키, 발베니 40년, 글렌피딕 40년 등을 한정수량으로 판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급 위스키는 최근 10년간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희귀 위스키라고 불린 제품들은 무려 483%나 상승, 럭셔리 제품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술 역시 위스키로 맥켈란 파인엔 레어 60년으로 우리 돈으로 21억 원이 넘는다. 일본의 산토리 야마자키  위스키 55년 역시 2020년 홍콩 경매에서 우리 돈 9억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9억 원에 낙찰된 산토리 위스키 야마자키 55년 숙성
희귀 위스키 가격이 오르는 이유

이렇게 장기 숙성 위스키가 고가로 가는 이유는 일단 수량도 많지 않은 것은 물론, 만일에 제품이 모두 음용돼버리면 구매하는데 수십 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 위스키의 경우 오래 숙성하면 할수록 향미가 증폭되는데, 이것을 제품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지는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강하다.  즉 궁극의 완성도를 가진 위스키를 소유하고 싶고, 이렇게 궁금한 소비자가 많다 보니 외국의 경우 재테크로도 이어진다. 일반적인 식음료는 오래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위스키만큼은 그 반대의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초저가 위스키의 등장

흥미로운 것은 위스키 가격이 고공행진만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반대의 현상, 초저가 위스키도 마트에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인터와인에서 출시한 스카치위스키 글렌 스택(Glen Stag)은 700ml에 9,900원이다. 페르노니카 코리아에서 출시한 101 PIPERS는 200ml 5,000원, 700ml 10,300원이다. 디아지오에서 출시한 블랙 엔 화이트(Black&White)는 하이볼 잔 포함 13,500원, 존 바(John Barr) 파이니스트 블렌드는 12,800원이다. 수십억을 호가하는 위스키에서 초저가 제품까지 위스키에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가격으로 본다면 소주보다 비싸보이지만 막상 소주와 별반 차이가 없다. 맥주보다는 오히려 더 싸다. 


계산을 해보자면 

소주의 알코올 도수 (17%)x(360ml)= 61.2ml의 알코올. 

소주가격 1, 500원에 적용시키면 1ml당 가격은 24.5원


위스키의 알코올 도수(40%)x(700ml)= 280ml의 알코올. 

이것을 9,900원으로 나누면 1ml당 가격은 35.3원

만약 소주의 알코올 도수(17%)로 위스키를 만든다면, 2,161원 정도의 위스키가 되는 셈이다. 

맥주 500ml 한 캔 보다 저렴하다. 




초저가 위스키의 특징

그렇다면 상기 위스키는 모두 어떤 특징들이 있을까? 모두 스카치위스키라고 표기되어 있다. 스카치위스키는 알코올 도수는 40% 이상에 오크통 숙성 3년 이상이다. 물론 스코틀랜드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기본. 그리고 딱 여기까지다. 정확한 원료나 제조공정의 차별점은 거의 드러나질 않는다. 최대한 효율을 맞추기 위해 숙성기간도 기준점인 3년 정도만 채운 제품이라고 보인다. 제품에 따라서는 식용색소를 넣는 경우도 많다. 


직접 마셔본 초저가 위스키 3종+조니 워커 레드라벨. 
직접 마셔본 초저가 위스키 맛

글렌 스택은 알코올 부즈가 좀 튀긴 했지만, 향과 맛 밸런스가 생각보다 좋았고, '100 PIPERS'는 나쁘진 않지만 물 맛이 많이 느껴졌으며, 블랙&화이트'는 괜한 스모키 한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마치 일부러 이러한  맛을 낸 듯한 느낌. 스모키 한 맛은 시거와 같은 느낌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맛과 향을 좋아하는 마니아층도 따로 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정리하자면 가격이 저렴한 순부터 마음에 들었다. 1번, 글렌 스택, 2번 100 PIPERS, 3번 블랙&화이트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스모키 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블랙&화이트, 다소 자극성 없는 맛은 100 PIPERS, 무난한 느낌이라면 글렌 스택을 언급할 수 있다. 


위스키 비기너에게는 매력적인 초저가 위스키.

하지만 구매자가 위스키 비기너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탄산과 레몬, 그리고 얼음을 넣어 하이볼로 마시면 마법처럼 맛있어진다. 물론 니트(원액)로 마셔도 맛과 향을 어느 정도는 즐길 수 있다. 다만 알코올 도수를 맞추기 위해 물을 많이 넣어 물 맛이 많이 느껴지며, 위스키 특유의 바닐라, 아몬드, 초콜릿 향 등은 약하다. 



다른 위스키와 같이 비교 시음하면 더욱 좋다. 물론 당연히 해봤다. 조니 워커 레드 라벨. 중저가 위스키다. 그리고 뼈저리게 깨달았다. 중저가 위스키가 얼마나 더 맛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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