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명욱 Jun 08. 2019

왜 생맥주 가격이 오르지?

주세 변동을 통한

이번에 주세변동에 대한 방향이 결정났는데요,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내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런 의미로 관련 내용을 단답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생맥주 가격은 더 올라서 치킨집 등은 부담이 커질듯 하네요. 혼술 시장만 커지고요.



1. 주세란 것이 무엇인가요?

근대 국가의 세수 확보를 위해 술에만 붙이는 세금이죠. 현재 우리나라 주세는 원가에 소주 및 위스키류 72%, 약청주, 과실주 30%, 막걸리가 5%, 그리고 맥주에 72%가 붙습니다.  한마디로 가격에 세금이 붙는 종가세형태를 취하고 있죠.


2. 소주는 도수가 높으니까 72%라는 것 이해를 하겠는데, 맥주는 도수가 낮은데 72%나 붙네요?

네 맞습니다. 왜 그러냐. 한국 맥주 역사를 보면 맥주는 기본적으로 외국 것 이잖아요. 즉 고급 수입품에서 시작을 하죠. 그래서 60년대 70년대의 최고의 추석선물로 인식이 되었죠. 무엇보다 너무 고급이라 특별소비세가 붙었는데요, 82년도까지 칼라 TV, 냉장고, 맥주가 이러한 특소세의 대상이 되었죠. 맥주의 경우는 지금은 72%지만 최대 7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는 150%나 냈고, 부가가치세, 교육세까지 포함을 하면 출고가의 70% 정도가 세금이었죠. 지금도 맥주의 경우 50% 이상이 세금입니다.


2. 왜 양에 붙는 종량세에서 가격에 세금이 붙는 종가세로 바뀌었는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양에 세금이 붙는 종량세로 하게 되면, 매년 물가상승을 할 때 주세를 같이 올려야 하잖아요. 그러면 그때마다 국가에서 세금을 다시 책정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가격에 세금이 붙는 종가세로 하게 되면 물가가 오르면 오르는 가격에 백분율로 주세만 계산하면 되니, 훨씬 국가 입장에서는 관리비용 등 효율성에서 편했죠. 그래서 그전까지는(1949년부터) 종량세였는데 1967년도에 바뀌게 되고요. 이번에 다시 또 맥주와 막걸리가 종량세로 가려는 것이죠.


해외의 경우에도 유럽,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대부분이 종량세를 채택하고 있죠.


3. 그럼 왜 이런 종가세를 버리고 종량세로 가려고 하는가?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원가를 줄이면 줄일수록 세금을 적게 내는 구조가 된 것이죠. 원료로 쓰는 쌀, 보리, 이러한 것들이 최대한 저렴한 것을 더욱 찾게 되고, 디자인, 패키지까지도 뭔가 부가가치를 넣어서 하기보다는 하나로 통일! 이렇게 획일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한국 술이 획일적으로 무조건 저렴한 술! 이 된 원인 중에는 이 종가세를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분도 계시고요.


그런데 이 바뀌게 된 계기는 뭐냐면, 수입맥주의 공세였어요. 4캔에 만원, 6캔에 만원 이렇게 나오든 수입맥주가 국산 맥주의 시장을 잠식해가니까, 여기에 이제 막 생겨난 수제 맥주 시장이 어려워지는 것이죠.

결국 맥주 부분이 가장 크게 이슈화되서 이번에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수입맥주의 가격은 수입원가를 기준으로 주세 등이 매겨지는데, 이 부분은 임의로 사업자들이 조정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좀 있어요. 그런데 국산 맥주 같은 경우는 마케팅비 인건비 등등 다 넣어야 하고 국가에서 관리를 철저히 하다 보니 원가를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안되는 거죠.  결국 수입맥주가 세금을 덜 내고, 이를 통해 6캔에 만원 이런 프로모션까지 진행을 하다 보니, 형평성을 생각해서 이번 주세법이 개정이 된 겁니다.


4. 그럼 한국 맥주 가격은 다 내려가나요?

아닙니다. 캔맥주와 크래프트 맥주 가격은 내려갈 것이고요, 병맥주, 생맥주는 가격이 오릅니다.

맥주는 내년부터 L당 830.3원의 주세가 붙는데요, 주세 교육세(주세액의 30%) 부가가치세 등 세 부담이 국산 캔맥주는 23.6% 가 줄게 됩니다. 반면 국산 병맥주, 페트병 맥주는 각각 1.8%, 3.1% 늘어납니다.


생맥주는 세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걸 막기 위해 내년부터 2년간 L당 664.2원을 적용합니다. 그럼에도 생맥주에 붙는 세금은 25.4% 인상되죠.


국산 캔맥주는 500ml 제품당 100~200원 정도 가격 다운 예상.

병맥주나 페트병 맥주는 10~50원 정도 가격 상승.

생맥주는 500ml 한잔 당 150원 정도 원가 상승이니, 매장에서는 500원 정도 상승될 수 있는 구조.

원재료 비율이 높은 국산 크래프트 맥주는 가격이 내려갈 듯.

4캔에 1만원 프로모션을 못하는 해외 고급 수제 맥주 등도 가격 인하 예상.


가격이 내리는 제품군 : 국산 캔맥주, 해외 고급 수제 맥주(1만 원에 4캔 프로모션을 못하는 고급 제품)

가격이 오르는 제품군: 생맥주, 병맥주, 페트병 맥주 등


즉, 고급 제품은 가격이 내려가고, 저가 제품은 가격이 오르는 구조가 됩니다.

그리고 4캔에 1만 원 하는 일반 수입맥주 프로모션도 계속 진행될 듯합니다.



5. 왜 생맥주 가격이 오르죠?

이것이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아닌 알코올 량에 세금을 메기는 것이다 보니, 뭐냐 원료비용 및 패키지 비용이 많이 들었던 제품들의 가격이 내려가고, 반대로 패키지 비용이 적었던 맥주는 가격이 오르죠.


패키지 비용 많이 든 것이 바로 캔맥주입니다. 우리가 캔맥주보다 병맥주가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원가로 따지면 그렇지 않아요. 알루미늄 캔은 1회용이거든요. 물론 재활용도 하지만. 그런데 맥주병은 평균적으로 2~30번 정도 재활용을 합니다. 병값이 150원이라고 한다면, 결국 관리비가 있다고 하더라도 병값은 5원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지요. 다만 외국의 수입 병맥주는 상황이 다릅니다. 수거해서 재활용하거나 등이 어렵기 때문에 가격이 높고 무엇보다 무겁고 깨지거나 해서 관리가 어려운 것이죠. 그래서 수입 맥주는 캔맥주가 저렴하고 병맥주가 가격이 높은 것입니다.


생맥주의 경우는 철로 된 맥주통(케그) 이외에는 디자인이나 패키지 비용이 없잖아요. 원가에 세금을 붙이나 보니 원가 자체가 낮고, 그래서 세금을 적게 냈어요. 일반 병이나 캔맥주의 반 정도밖에 안 냈죠. 그리고 기존의 맥주에 비해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세금이 오르게 된 것이고 가격도 오르게 되는 것이죠. 생맥주는 세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걸 막기 위해 내년부터 2년간 L당 664.2원을 적용합니다. 그럼에도 생맥주에 붙는 세금은 25.4% 인상되고, 나중에는 40~50%가 오를 수 있는 것이죠.  원가로만 따지면 생맥주가 일반 캔맥주의 반 정도밖에 안 하는 가격이거든요. 그만큼 디자인 및 용기 비용이 없었던 것이죠. 케그는 계속 재활용 가능하니까요.


6. 캔맥주 산업과 수제 맥주를 위한 법일 수 있겠네요.

그래서 이번 주세법은 원재료의 비율이 높았던 캔맥주 산업과 한국의 수제 맥주에게 가장 유리한 구조가 된 상황이죠. 그리고 이 두 품목이 수입맥주와 가장 경쟁을 하는 구도고요.


개인적으로 생맥주 가격의 상승이 좀 걱정이 돼요. 왜냐면 대부분이 요식업 업자들이 많이 계시다 보니, '가볍게 생맥주 한잔하자' 라는 시장은 작아지는 것이죠.


7. 왜 맥주와 막걸리만 그리 적용되었는가?

일단 소주에 종량세를 적용하면 증류주고 알코올 도수가 높다 보니 일반 소주의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죠. 소주는 또 서민의 술이라는 분위기가 있지 않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저는 소주에도 종량세가 적용되기를 기대했어요. 왜냐면 지금 이 소주가 워낙 가격만 저렴하게 만들다 보니 정확한 우리 지역의 농산물을 사용하는 비율이나 이런 부분들이 낮거든요.

주세도 72%로 가장 높은 편이고요.


하다못해 우리 농산물을 정확하게 사용하는 곳들이라도 종량세로 갔다면, 좀 더 우리 전통 소주의 스펙트럼이 넓어질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해보는 거죠.


8. 막걸리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

실은 이번에 사단법인 막걸리 협회 등 입장에서는 종량세를 지지하는 입장이에요. 일단 현 시세에서는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우리 농산물, 그리고 막걸리의 페트병 등이 주류였는데 이것도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커질 것입니다. 일단 이제 디자인이나 패키지 부분에 주세를 내지 않으니 원가 인상에 대한 부담은 좀 줄인 것이니까요.


9.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이나

일단 캔맥주는 가격이 내려가다 보니 집에서 즐기는 혼술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고요.

왜 생맥주, 병맥주는 외식용 시장인데 이것은 변화가 없거나 가격이 오르다 보니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죠.

즉, 요식업 시장은 더욱 어려워지는 구조입니다.

수입맥주는 실은 큰 타격은 없을 듯 합니다. 실질적으로 고가 제품은 오히려 더 좋은 결과일 듯 해요.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다시한번 심기일전해서 도전해 볼만 한 것이고요.

막걸리 업계는 우리 농산물, 다양한 디자인 등 좀 더 고부가가치 제품들이 나올 수 있고요.


여하튼 서민의 술인 소주 가격이 안 오르는 선에서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는 좋은 술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보고요.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산 와인,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