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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걸으며

새해 일출_서귀포 보목항

by 겨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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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저녁을 먹고 쓰레기를 비우며 나가 동네를 휘돌고 있었다.

동네 베이커리 가게 사장이 어느 날 내게 물었다.


"언니, 위험한데 밤에 자꾸 왜 돌아다녀요?"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내가 자꾸 거슬렸을까.


친구는 내게 학교 운동장을 돌라고 했다.


9월 초부터인가 하루에 만보씩, 혹은 하루 운동장 10바퀴씩을 돌기로 했다.


친구는 내게 걸은 걸음을 확인시켜 달라고 했고

나는 만보를 걸었다는 증거를 친구에게 보내곤 했다.


이렇게 쌓인 기록들을 보니

내가 걸은 걸음이

나를 휘돌아 나간 한숨의 숫자인지,

진짜 걸은 걸음의 숫자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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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었고, 다시 새로운 걸음을 걸어야 하겠지.

언제 이 걸음이 멈출지 모르겠지만

언제 이 걸음이 어딘가에 닿을지 모르겠지만


저 방 안에서 킬킬대는 저 아이들의 미래에

방해가 되지 않는 걸음으로

힘이 되는 걸음으로


그저 천천히 그렇게 꾹꾹 눌러 걷는 걸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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