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이야기를 나눈다.
책장의 책을 정리하려다가 혹시나 하고 묻는다.
- 이 책들 다 정리할까?
다 읽긴 했는데, 그래도 독서록도 쓰고 하려면 더 놔둬야 하지 않을까?
- 책 좀 읽어. 너 요즘 책을 너무 안 읽는 것 아니야?
아냐, 나도 책 많이 읽었어.
- 15소년 표류기에 나온 소년들 이름 다 알아?
몰라.
- 톰 소여의 모험은 누가 썼는지 알아??
그거...... 세익스피어 아냐?
- 뭐라고? 마크 트웨인이잖아.
- 세익스피어 4대 비극, 5대 희극은 알아?
알지 알지. 세익스피어랑 다른 세 사람이 같이 쓴 거 아냐?
- 뭐라고? 혹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알아?
유명한 형제들 아냐?
- 톨스토이는 아니?
그 사람 장난감 만든 사람 아냐? 토이잖아.
아, 이런......
이렇게 무식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못 견디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무리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지만, 해도 너무한다.
엄마, 괜찮아. 다른 애들도 다들 몰라.
그럴 리가. 과연 그럴 리가.
이 아이와의 대화는 희극이자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