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Bruno Barbey
길었던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지난주 목요일 병가를 낸 이후부터 오늘까지이니 장장 11일의 연휴를 내내 누워서 보낸 셈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쉬어본 일이 언제였을까.
아이를 낳기 전에도 가져보지 못했던 시간이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더더욱 가져볼 수 없었던 시간이다.
연휴 내내 한 일이라곤 조금씩 집안을 치우고
약을 먹고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고
드라마 정주행을 하며
퉁퉁 부어 누워있던 것뿐.
발의 상태는 덕분에 꽤 빠르게 호전되었고
이제는 걷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
비록 속도를 내며 걸을 수는 없을지언정
내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시간을 들여 갈 수 있을만한 정도이다.
이제 내일부터는 다시 일상.
출근을 하고 미뤄왔던 일들을 재촉해야 하니
마음은 이미 무겁다.
그렇다 하더라도 갈 곳이 있다는 것,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자, 이제야 새해가 되었구나.
지난 몇년간 격렬하게 나를 괴롭혀왔던 일들은
이제 훌훌 떠나보내고
나도 가볍게 살아보아야 하겠다.
삼재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