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50521

중얼중얼

by 겨울집

어떤 자리에서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문득 나는 왜 흔적을 남기려 노력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글을 써오면서 왜 네 글을 쓰지 않았지?

왜 이름을 남기는 일을 게을리했지?

어떤 식으로든 흔적을 남겼어야 하지 않나?


그렇게 삶을 기록하는 게 맞았을까.


오래 지속된 고통을 그렇게 기록하고 복기하는 것이 맞을까.


단 한순간도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었던 사람이

그렇게 자신의 삶을 순순히 인정하고 써내려간다는 것은

자신을 죽이는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이 없고

그렇게 내 세상을 살아가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같지 않음을 그렇게 매번 느끼고도.


하루키의 소설에 나왔던 음악들을 모아놓은 유튜브를 들으며

몽환, 숙취, 안개 속에서


중얼중얼


[Playlist] 하루키의 서재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