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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집 Jul 12. 2023

어떤 입양에 관한 관심



마흔에 결혼한 이들이 아이를 가지리라고 생각하고 결혼을 약속한 것은 아니었을 테다. 그들의 결혼은 온전히 그들만의 삶의 지향이 맞아 결정되었을 것. 그러니 아이에 관한 생각은 유동적이었을 것이다.


자연스레 생기면 낳고, 아니면 말자고.


그런데 결혼 10년 차에 이르자 그들을 결속할 끈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테고, 그들의 삶에 타인이 끼어들 여지가 생긴 것일 테지.


그렇게 그들은 입양을 위해 서로 노력했으나 과정의 복잡함과 사회적 인식과 가족들의 시선 외에 그 아이의 마음을 얻는다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을 알았을 것이다.


최근 들어 입양의 형태가 예전과는 달라졌다고 한다.

쉽게 파양되는 경우를 대비해 입양의 결정을 어른이 아닌 아이가 주도적으로 한다고 한다. 오래도록 관행이 되어 온 아이를 골라 자기 입맛에 맞게 기르는 입양의 형태는 사라졌다. 아이들에게 선택권이 토스 된 대신 아이를 입양하러 온 부모들이 상처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시설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일반 가정의 아이들보다 눈치가 빠르고, 쉽게 사회의 정치를 읽는다. 따라서 아이들의 삶도 단순하지 않다.


불과 열 살이 되지 않은 아이가 벌써 세 번째 부모를 거부한 이유는 자신이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를 얻고 싶은 부모들은, 아이의 마음을 얻고 싶은 부모들은 아이에게 방을 마련해주고 책상을 사주고 침대를 사주며 아이가 이 집에서 안정을 얻기를 원한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 이면에는 내가 이렇게까지 무리한 요구를 하는데도 당신들이 나를 사랑하고 내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어? 라는 시험이 들어가 있다.

아이의 처지에서는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인지 검증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다.


최근 청약 당첨을 위해 아이들을 입양하는 사례들도 있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부모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신생아도 아니고, 말이 통하는 청소년도 아닌 학령기 아이를 입양하겠다고 마음먹은 주변 이의 결정에 응원을 보내지만, 이미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는 걱정이 앞서 그 아이 또래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음식들이 뭔지를 알려주는 정도의 관심만 보인다.


누구보다 더 많은 애정을 쏟고 있는 것은 당사자일 테니 그들의 결정이 좀 더 나은 삶을 만들어 주길 바라면서, 그저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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