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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집 Jul 16. 2023

아이들의 오이 마사지를 해주면서 느끼는 오늘의 나


아이들은 예전부터 마사지를 좋아했다.

사람이 만져주는 마사지만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관심이 있구나라는 것을 마사지로 느낀 것 같다.

아이들이 조그마한 아이였을 때는 깨우는 의식이 아이들의 손과 발을 쭉쭉 펴주면서, 놀이처럼 깨웠다.     


거미 한 마리가 슬금슬금 어디로 갈까요.     


이러면서 온몸을 만져주고 감각을 깨어나게 해줬는데, 지금은 접촉의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매우 슬픈 기분이다.     


오늘 저녁은 오겹살에 비빔면.

오이냉국까지 더했지만, 아이들은 오이냉국은 좋아하지 않았다.

냉국과 비빔면에 넣고, 남은 오이로 아이들 얼굴에 오이를 얇게 썰어 얼굴에 덮어주자, 아이들은 스르륵 잠이 들었다.     


결국 모든 것은 나로 인해서, 나에 의하여, 나 때문에 일어나는구나를 오은영의 결혼지옥을 보면서 느끼고, 아이들이 지옥 앞에 서 있지 않기를 바란다.     


비가 온다.

내가 온다.

그들이 온다.     


욕이 나온다.

가슴이 먹먹하다.     


내 곁에 없는 것들에 곁눈질하지 않는다.

나는 외롭지 않고, 깊다.

너의 가슴은 텅 비어 괴로울 것이다.     


그러니 살아야 한다.     


아이들의 눈을 또렷하게 응시해야 갈 곳이 보일 시선, 관점.   


그럼에도 내 마음을 서늘히 바라봐야 살아갈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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