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공간 인테리어 고수, 김정현 님을 인천 송도의 가죽공방 인테리어 시공 현장에서 만났습니다. 큰 체구에 두툼한 손, 유쾌한 웃음소리. 자신만만한 목소리를 들으니 그와 함께라면 어떤 일이든 잘 풀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장님들이 잘 되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경영을 전공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고등학교 때부터 전공을 선택하는데, 경영학이 그렇게 잘 맞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인테리어에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원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공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건축과 인테리어에 흥미가 생겼어요.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힘이 있고, 디자이너는 그 공간의 힘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는 점에 끌렸습니다. 그래서 영국으로 건너가 인테리어를 전공했고 그쪽에서 몇 년 일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창업했습니다. 창업을 한 건 제 생각을 디자인에 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요, 창업을 해도 제 맘대로는 못하고 (웃음) 고객님 뜻에 따라 일하고 있습니다.
창업하고 보니 요즘은 온라인 홍보를 안 할 수 없더라고요. 손님 수 늘리려 남들처럼 블로그 관리하고, 네이버에서 검색 광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광고비는 해마다 더 높아지고, 제 블로그는 상위에 노출되지도 않았어요. 그러다 숨고 측에서 인테리어 고수를 모집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온라인으로는 재미를 못 봤던 터라 사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시작했어요.
판교 쪽에서 편집매장 인테리어를 맡게 된 게 숨고와의 첫 인연입니다. 금액이 아주 큰 공사는 아니었는데 숨고에서도 내가 되는구나, 하는 확신이 들어서 기분 좋게 진행했습니다. 그 땐 숨고에 상업공간 인테리어 요청이 아주 많지는 않았어서 요청이 뜨면 빨리 보내려고 밤에 휴대폰 들고 잠든 날도 많습니다. 사람들이 새벽에 주로 인테리어 결심을 하는지 그 시간에 요청서가 많이 와서 잠을 설칠 때도 종종 있어요. (웃음).
숨고 시작한지 1년 정도 지나고 나니 숨고가 신규 고객을 만나는 가장 큰 채널이 되었습니다. 숨고 시작하고 저희 직원도 4명이나 늘었어요. 인테리어 업계에서 겨울은 비수기에 속하는데 저희는 겨울에도 비수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일이 꾸준히 들어오는 것도 큰 변화입니다.
예전에는 저희 사무실이 있는 곳을 거점으로 주변 지역에서만 일이 들어왔다면, 지금은 전국 어디라도 일정과 금액만 맞으면 갑니다. 숨고 덕분에 영업권이 넓어졌어요. 저희 사무실은 서초인데 지금 현장은 송도잖아요. 여기 사장님도 숨고로 만난 분입니다.
그간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제 스스로가 아닐까 싶어요. 비즈니스의 폭이 넓어지면서 저도 예전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저희랑 잘 안 맞다는 생각이 드는 어떤 공사이더라도 놀리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진행했다면, 요즘은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 ‘저희 회사가 고객에게 확실히 도움을 드릴 수 있겠다’ 확신이 드는 일을 선택해서 합니다. 숨고와 같이 하면 일거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저도 직원들도 일에 대한 자신감이 붙고, 고객분들도 만족하셔서 꾸준히 찾아주고 계십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고객과의 진심어린 소통입니다. 상업공간 안테리어를 주로 하니까 제 고객들은 창업을 하는 사장님입니다. 집이든 상업공간이든 인테리어는 돈이 많이 들지만 상업공간은 그 분의 미래까지 달려 있습니다. 대충하면 안돼요. 고객이 인생을 걸고 하는건데 제가 대충해서 되겠습니까?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처음 상담 하러 현장에 가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쓱 둘러보고 견적 얼맙니다, 그 소리 들으려고 고객이 저를 부른 게 아니니까요. 제 진심이 통해서인지 대부분 상담하고 나면 계약이 거의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지금은 신규 고객 모객을 위해 검색 광고를 전혀 쓰지 않아요. 블로그엔 현장 완성 사진만 올려놓는 정도입니다. 현재 제 고객의 50%~70% 정도가 숨고를 통해 상담옵니다. 지금 이 현장도 숨고 통해서 만난 고객이고, 내일 가는 대치동 현장도 숨고로 연락주신 고객입니다. 숨고가 마케팅을 잘 하니까 저는 숨고 마케팅 직원이 저희 직원이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에 인테리어 검색하면 숨고만 나와요. 나를 위해 애써주는 건데 얼마나 좋습니까.
숨고에 단가 4-5천만원 이상 오더가 더 많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어요. 요청서가 워낙 많이 오니까 어떤 분은 가짜 요청서 숨고가 만드는 거 아니냐고 하던데 숨고가 바보도 아니고 가짜로 만들 거 이왕이면 단가 높고 좋은 공사만 보내지 않겠습니까? 검색 광고 한번이라도 해본 사장님이면 아마 왜 숨고가 잘 되는건지 금세 아실 겁니다.
다른 인테리어 플랫폼도 써 봤는데, 숨고는 좀 더 유연하게 내 고객을 관리할 수 있어 잘 맞았습니다. 숨고에서는 고객도 날 고르지만 나도 고객을 고를 수 있습니다. 나와 잘 맞는 고객을 찾는겁니다.
가끔 요청서에 “예쁘게 인테리어 하고 싶어요.” 라고 적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 분에게는 꼭 연락 드립니다. 디자이너니까 ‘예쁜 것’에 욕심이 납니다.
일부러 피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단가 높은 큰 공사라도 고객의 태도나 매너가 나쁘면 시작하지 않습니다. 서로 잘 맞아야 일하는 과정도 좋고 결과도 좋으니까요. 제가 소통을 중요시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저만의 모객 노하우가 있다면, 요청에 함축된 고객의 마음을 잘 읽는 것입니다. 고객이 요청서에 천만원이 예산이라고 했다 치면, 고객은 그 금액이 적당한건지, 어떤 공정이 포함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액만 보고 예산에 끼워맞춰 이 공사 넣고 저 공사 빼고 하는 식으로 상담하면 서로에게 손해입니다. 고객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공간에 어떤 공정이 필요한지, 내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제대로 설명해야 합니다. 돈은 그 다음이에요. 고객 스스로도 잘 모르는 속마음을 고수가 알아채야 합니다.
저는 고객과 얘기할 때 채팅보다 전화를 주로 이용합니다. 고객이 뭘 원하시는 건지 자세히 듣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상세히 설명드립니다. 고객에게 확신을 드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고수를 고용하는 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어서인데 고수가 어설프게 나오면 당연히 고객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뢰가 안 서지요. 제 고객들은 모두 인생을 걸고 사업을 시작한 사장님이기 때문에 저도 그 절실한 마음을 생각하며 일합니다. 또 제가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고객 마음에 차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A/S까지 꼭 챙겨드립니다.
주변 인테리어 전문가, 특히 새내기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낮은 가격을 고수님의 경쟁력으로 삼지 마세요. 못 하는 일은 과감하게 버리고, 마진도 안 되는 일 억지로 맡지도 마세요. 날림으로 하는 일은 고객도 실망하지만 나도 돈 못 벌고 평판까지 망칩니다.
숨고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숨고의 고객은 나에 대해 전혀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나’를 보여주기 위해 프로필 관리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고객들이 후기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좋은 후기 써주시는 분들께 저는 감사인사도 드리고 친해진 고객님께는 잘 써달라 부탁도 드립니다. 나중엔 그게 모두 제 재산이 됩니다.
옛날에는 요리사, 재봉사가 천대받는 직업이었지만 지금은 쉐프, 디자이너로 불립니다. 저는 인테리어도 곧 그런 때가 올 거라고 믿어요. 아직은 공사판 일에 더 가깝게 생각되지만요. 의(衣), 식(食)의 시대가 지나면 주(宙)의 시대가 오겠죠. 막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문인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시대가 온다면, 인테리어에서도 디자인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을까요. 그 때까지 숨고도 열심히 뛰어 주세요!
▼ 상업공간 인테리어 김정현 고수를 만나보세요 ▼
▼ 지금은 숨고를 켤 시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