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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고 Soomgo May 07. 2020

고수를 만나다) 나는 클래스가 다른 골프 고수다.



숨고의 골프고수 원윤정님을 만났습니다. 다부진 체형에 흔들림 없는 눈빛. 골프는 정신력으로 하는 운동이라는데 골프가 어떤 태도와 자세로 대해야 하는지 초보자도 한눈에 느낄 만큼 그 포스가 느껴졌는데요. 원윤정 고수님께 지난 3년간 숨고에서 보낸 고수로서의 삶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이른 나이에 이뤄낸 빛나는 성공 


중학교 1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어요. 대개 초등학교 때 운동을 시작하는데 저는 많이 늦은 경우죠. 자기 자랑 같지만 워낙 잘 쳤어요. 시작한 지 2년 만에 우승을 하고, 고등학생 때부터는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했습니다. 국내 투어도 많이 다녔고 해외로도 많이 뛰었어요. 프로 데뷔하고 스물다섯살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그랜드 점프투어 7차전에서 우승컵을 들었습니다. 


골프를 좋아하던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골프채를 잡았고, 제 가능성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도 아버지셨습니다. 필드에 설 때마다 제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든든한 중심이 되어주셨죠. 남들이 흔히 겪던 슬럼프도 한번 없었어요. 그렇게 차근차근 랭킹을 높여가던 그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준비 없이 맞은 이별, 그리고 다시


한번도 흔들리지 않았던 저였지만 아버지의 죽음 앞에 담담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이를 악물고 버텼고, 또다시 우승컵을 아버지 영정 앞에 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겐 어머니와 동생이 있었습니다. 실질적인 가장인 셈이었죠. 그래서 서른이 되기도 전에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골프였는데, 레슨은 남들보다 훨씬 일찍 시작하게 된 거죠.


주로 후배들, 프로 데뷔를 앞둔 선수들을 가르쳤습니다. 투어 경험도 많은 편이고, 현역의 나이인 저를 일부러 찾는 선수들도 많았습니다. 가르치는 것에도 재미를 붙이면서 차츰 지도자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아쉬움이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제자가 우승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뿌듯한 일이었어요. 아버지가 나를 보면 이런 마음이셨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시련이 와도 나는 걸어간다


지도자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금세 가르치는 선수들의 수가 늘었습니다. 너무 잘 가르쳐서 그랬는지 (웃음) 우승도 많이 시켰습니다. 좋은 지도자가 되면 즐거운 일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않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선수들 간에 파벌이니 라인이니 서로 반목하는 그룹이 생겼고, 선수들 간의 마찰은 부모님들끼리 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제 마음은 한 길인데 결과가 다툼으로 이어지니 회의감이 들었죠. 그동안 쉼없이 달려오면서 지치기도 했고요.


그 무렵 숨고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온라인 서비스랑 친한 편은 아니었는데 어린 학생 중 하나가 저한테 숨고를 알려주었어요. 그 또래 학생들은 인터넷을 많이 하니까 이런 정보가 빠르잖아요. 이런 건 처음이라서 반신반의하면서 제 프로필을 올렸습니다. 그 때까지 제 손으로 직접 홍보를 해 본 적이 없었어요. 소개로만 선수들을 만났으니까요. 숨고를 시작한 건 제게 또다른 도전이었습니다.



45일, 내가 웅크린 시간


프로필을 올리고 견적서를 보내봤지만 고용은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채팅으로 첫 마디를 건네는 것도 어려웠어요. 그때까지는 선수들 레슨만 하다가 숨고에서 처음으로 아마추어 레슨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이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고용이 안 되는 게 오히려 당연하게 느껴졌어요.


꼬박 45일이 걸렸습니다. 숨고를 시작하고 첫 고용이 이루어지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어요. 그래도 중도에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본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제가 처음 골프 시작할 때부터 그러셨어요. “노력한다면 도달하지 못할 곳이 없다.”고 말이죠. 숨고를 시작하고 고용되지 못한 45일은 제가 몸을 웅크렸던 시간이었어요. 더 높게 오르기 위해 준비하던 시간이죠. 저의 첫 고객님과는 지금도 레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그리는 반원은 모두 다르다 


사람의 체형이 모두 다르듯, 골프채로 스윙을 할 때 그리는 반원의 모습도 전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스윙에는 단 한가지 답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 정답이에요. 사람마다 신장도 다르고 팔 길이, 다리 길이가 다르고, 어떤 분은 유연성이 좋고 어떤 분은 근력이 뛰어납니다. 나만의 정답을 찾는 일, 골프 레슨에서 가장 중요한 점입니다.



숨고를 통해 정말 다양한 요청자들을 만났습니다. 골프채를 처음 잡아본 분도 있었고, 나이가 지긋한 노신사분도 계셨습니다. 어린 학생도 만나보고 대기업 회장님도 만나보고 그런 일들이 즐거웠어요. 선수 레슨을 하다보면 비슷비슷한 사람들만 만나서 세상도 비슷하게 생긴 줄로만 알았거든요.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숨고는 정말 재미있는 곳입니다.



원 프로는 좋은 분들만 만나는 것 같아


저는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말합니다. 숨고를 통해 만난 요청자분들은 모두 좋은 분들이었어요. 제 레슨방식을 존중해 주시고, 시간 잘 지키시고, 열심히 노력하는 분들. 그런 분들이 많았어요. 제 주변 다른 프로들이 ‘원 프로는 복도 많다. 좋은 분들 만나는 건 큰 복이다.’ 그러십니다. 


생각해보면 가끔 막무가내로 비매너인 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숨고에서 연차가 쌓이면서 저랑 잘 맞는 분들을 찾는 눈도 기른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점점 좋은 분들로 제 캘린더를 채우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겨울이라 야외운동이 뜸하시지만 한창 가을에는 종일 숨고 레슨만 했어요. 단기 레슨도 많고 장기 레슨도 많습니다. 


재미있는 일도 많았는데, 어떤 요청자분 성함이 제 동생 이름이랑 비슷하더라구요. 제가 ‘원’씨인데 보통 남자들 이름은 항렬자를 넣어 짓거든요. 혹시나 싶어 여쭤보니 정말 제 육촌뻘 되는 분이었어요. 신기했죠! 골퍼도 아닌 지인이 숨고에서 제 프로필을 봤다고 오랜만에 인사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외국에 거주하시는 교민이신데 한국에 잠시 머무는 기간 동안 골프 레슨을 받고자 미리 숨고로 신청하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숨고가 정말 크구나, 숨고 몰랐으면 어쩔 뻔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내 이름 걸고 일하는 진짜 고수


저는 유튜브도 할 줄 모르고 흔한 SNS 계정도 없습니다. 숨고 프로필이 다에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 제가 지금껏 걸어온 길을 열심히 적었죠. 나를 막 어필해야 하는 유튜브는 좀 낯뜨겁더라구요. 숨고는 고수로서 전문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프로필이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엔 후기가 중요한 줄도 몰랐는데, 후기 보고 오신다는 분들이 워낙 많으셔서 요즘은 레슨 마무리할 때 후기를 부탁드리기도 합니다. 후기를 쓴다는 게 귀찮고 번거로운 일인 줄 알기에 강요드릴 수는 없지만 매 수업마다 열심히 하다보면 굳이 말씀 안 드려도 먼저 후기를 작성해 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예전엔 견적서 제한이 있어서 레슨하다 놓치면 ‘아 이 분 딱 내 고객인데!’ 아쉬워할 때도 있었는데 견적서 더 많이 넣을 수 있도록 바뀌면서 좋아졌어요. 경쟁이 치열해서 나쁘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어차피 프로필 싸움이니까 내 실력에 자신 있는 분들이라면 상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노력하면 클래스가 달라진다! 


레슨을 하다보면 열심히 해도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다며 조급해 하는 분을 만납니다. 그럴 때 저는 ‘의심하는 마음’을 버리라고 말씀드려요. 이거 한다고 늘까, 노력한다고 좋아질까, 그렇게 의심하는 마음은 나를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만듭니다. 


실력이 느는데 필요한 시간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시간을 다지고 다져서 올라간 자리에서 후퇴는 없습니다. 저 역시 남보다 늦은 출발을 만회하기 위해 남보다 두 배, 세 배 노력했고 목표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게 진짜 남들과 다른 클래스 아닐까요?


숨고에서 보낸 시간도 벌써 2년이 넘었네요. 숨고의 클래스가 더 높아져서 누구나 숨고를 알고 더 많은 것을 숨고를 통해 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원윤정 고수와 함께 골프 레슨을 시작해 보세요! ▼


▼ 요청서를 보내면 내 주변 골프 고수를 찾아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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