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꿀팁] 교정교열 / 강석신 고수
한때 유행으로 번졌던 '급식체'를 기억하시나요? 어른들은 들어도 이해하지 못 할 외계어 같았던 언어와 그걸 들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 선명하네요. '동의? 보감!'이란 표현부터 최근 많이 쓰는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할 때 쓰는 줄임말)'까지 정말 다양하고도 기발합니다.
교정·교열 전문가로 오랜 기간 활동하신 강석신 고수님께 여쭤봤습니다. 사람들이 글에서 자주 틀리는 우리말은 무엇인지요. 고수님께서는 그래도 아직 저런 표현은 상식적으로 말이나 메신저 상에서 사용하지, 아직 글에서만 쓴다고 하네요.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맞춤법을 많이 틀린다는 사실. 언어에 민감하지 않고 편한 대로 메신저나 문자에서 쓰던 습관이 그대로 반영된답니다.
우리 한 번 사람들이 흔히 틀리는 우리말 유형을 알아보고 반성해볼까요?
1. '(눈에) 띄어'와 (특수한 목적을) 띠고'를 제대로 구별 못해요.
'띄다'와 '띠다'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허다해요. '띄다'라는 '뜨이다'의 준말이에요. '띠다'라는 "띠나 끈 따위를 두르다. 물건을 몸에 지니다. 용무·직책·사명·목적 따위를 지니다 등 여러 뜻이 있죠. 정말 뜻이 완전히 다른 경우인데 형태만 보고 구분을 하지 못해 이곳저곳 잘못 사용하여 혼재된 경우가 많답니다.
2. 예상하였듯이 '안 돼'와 '안 되'랍니다.
정말 헷갈리는 경우죠. 특히, 메신저에서 크게 개의치 않고 사용하다 보니 이제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게 된 것 같아요. 글에서도 그대로에요. 수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작가도 가끔 잘못 사용한 경우가 있어, 교열가로서 꼼꼼히 체크한다고 해요. '되'를 살려 쓰려면 '안 되어'라고 종결형 어미 '-어'를 붙여 써야 맞답니다. '안 돼'는 '안 되어'의 줄임말이에요. 조금만 신경 쓰세요. '안 되어'라고 사용할 때만 '안 돼'로 줄일 수 있답니다. 잘못 쓰면 안 돼요!
3. '수치화되어'라는 잘못된 표현이에요.
'수치화(化)', '통계화(化)' 등 한자와 함께 사용하는 표현 많죠? 여기서 '수치화'는 수치로 되다. 즉, '화'가 '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그러면 한자어 뜻 중복 사용이죠. '수치화되어'라는 '수치되어 되어'라고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랍니다. 어떤 것이 된다는 맥락의 '-화'뒤에는 '하다'가 와야 됩니다. '수치화하여', '통계화하였습니다.'등이 맞는 표현이랍니다.
많이 어렵죠? 기본적인 것부터 챙겨 볼까요?
위 3개 유형은 생각보다 정말 어렵답니다. 글을 쓰면서 어떻게 전부 맞춰서 쓰겠어요. 하지만 줄임말은 우리가 충분히 조심하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어요. 카--톡이나 문자 세대의 사람들은 줄임말과 틀린 맞춤법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죠. 일상에서 쓰다 보면 굳어버려요.
강석신 고수님은 예를 들어 어떤 한 젊은 대학원생이 보고서 교정·교열을 의뢰했는데 문서를 보고 깜짝 놀랐대요. 복붙이란 말이 들어가 있어 처음에는 무슨 단어인지 몰라 당황했다고 하셨어요. 자기도 모르게 그냥 사용하다 보면 '복붙'이란 단어를 보고서 안에 쓸 수도 있죠.
물론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하나하나 챙길 필요는 없죠. 하지만 목적과 그에 따른 격식이 다른 문서에도 똑같은 언어습관을 사용한다면 신용과 설득력을 잃지 않을까요?
내가 쓴 글 맞게 쓴 건지 모르겠다면, 교정·교열 고수와 함께 하세요!
교정·교열 강석신 고수님 인터뷰:https://brunch.co.kr/@soomgo/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