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나 4 번째 사람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아요. 취미로 시작했던 일이
이렇게 본업이 될 줄은 몰랐으니깐요.
숨고가 만난 네 번째 사람
가죽공예, 최유진
혹은
숨고 가죽공예 고수, 최유진
15년 전에 지인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어 고민하다가 가죽 반지갑을 직접 만들었어요. 당시에는 지금처럼 가죽공예 하는 곳이 많지 않아서 싸x월x 게시물을 읽다가 가죽 공예 수업을 알려주는 공방을 찾게 되었어요. 그때 공방에서 반지갑을 만들게 되면서 가죽공예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제가 손재주가 있는 편이라서 어릴 때부터 자수나 뜨개질 같은 손으로 이것저것 만드는 걸 좋아해서 가죽공예의 매력에 곧 빠지게 되었죠. 그 이후에 여러 공방을 다니면서 평소에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들을 만들기 시작했죠.
제가 꼽는 가죽제품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에요. 첫 번째는 바로 수공예라는 점이에요. 직접 손으로 만든 물건은 시중에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두 번째는 시간을 함께 보낼수 있다는 점이에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물건이 아닌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물건을 가질 수 있게 되니까요. 가죽은 시간이 지날수록 생활 흔적이 남다 보니 가죽색이 바뀌기도 하고 상처가 나기도 해요. 우리는 흔히 물건이 색이 변하고 망가지면 버리는데 가죽은 반대로 그럴수록 특유의 빈티지한 멋이 있는 거죠. 그리고 시간을 같이 보내다 보니 소중하고 중요한 물건이 되기도 하죠. 저도 이런 가죽의 매력 때문에 20대에 만들었던 제품들도 계속해서 수선해서 쓰고 있어요.
저는 디자인 전공자는 아니에요. 그래서 여러 참고 이미지들을 찾아보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실력을 계속 쌓았어요. 그리고 가죽공예를 한지 3~4년 차가 되었을 때 실력도 예전보다 많이 늘고 욕심이생겨 판매를 해보자는 생각도 하게 되었죠. 당시에 저는 회계와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결혼 후 회사를 그만두고 가죽 공예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사실 여성의 경우 결혼과 출산 이후 직장 생활이 자유롭지 못한 편이잖아요. 그래서 은퇴하게 되면 가죽공예를 업으로 삼아 진지하게 해볼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지금 가죽공예 작업을 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되었어요.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것 같아요. 그때는 취미로 일했었는데, 지금은 이 일을 업으로 삼아서 하게 되었으니깐요.
지금은 SNS를 통해 판매자들이 소비자들과 많이 소통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홈페이지가 다였어요. 저는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홍보를 했고 (지금은 절판되어 없지만 대전에서 가죽공예를 하고 있는 친구와 같이) 한국 출판사 최초로 가죽공예 책을 만들게 되었어요. 저는 제 실력에 확신이 있었거든요.
저도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기회가 되어 가죽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데 혼자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이 있어요. '같이 오픈을 준비하는 팀원이 있었다면 함께 결정하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종종 들긴 하지만 그것 말고는 다 좋아요.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결정하고 처음 시작부터 제품이 판매되는 모든 과정을 직접 해볼 수 있다는 건 정말 의미 있잖아요. 가죽공예도 가죽을 고르는 것부터 마감하여 완성할 때까지 제 손으로 직접 하는 것처럼요. 무엇보다 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만족해요.
계속 이 일을 하면서 가죽공예만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싶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가죽 공방을 운영하기도 하고 원데이 클래스와 정규 과정 수업을 열어 사람들에게 가죽공예의 매력을 알려주기도 해요. 그리고 아까 말한 것처럼 작품들을 모아서 개인 브랜딩도 준비 중에 있어요. 브랜드를 등록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여러 가지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가 이렇게 브랜딩을 준비하면서 제 꿈을 이루어나갈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숨고에는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시작을 먼저 경험한
고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