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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고 Soomgo Sep 19. 2018

숨고 인터뷰) 보일러 설치 및 수리 김유석고수를 만나다

[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백열 번째 사람

내가 익힌 기술과 경험으로 제 값을 받을 때
그 성취감이 정말 좋습니다




숨고가 만난 백열 번째 사람

다우종합설비회사 대표 김유석
혹은
숨고 보일러 설치 및 수리 고수 김유석


안녕하세요. 김유석 고수님. 어떤 계기로 보일러 시공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32살 즈음에 직장생활하다가 IMF가 찾아와서 해고를 당했습니다. 당시에는 월급쟁이가 최고인 줄 알고 어디서 월급을 받을 수 있을까 찾다가 주유소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경기가 좋지 않아 주유소는 계속 망해가는데 월급쟁이를 하기 위해 주유소에서 8년을 버텼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버티다가 결국 몸이 망가졌고, 주유소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죠. 

주유소를 그만두니 내 손에 6개월 동안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 말고는 남는 게 없어서 정말 막막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내 적성에 맞는 게 보일러라고 생각했습니다. 기름보일러가 남아 있던 시절이었고 주유소에서 가정용 보일러에 넣을 기름을 판매했어요. 가정집으로 기름 배달하러 가면 보일러 고장 났다고 저에게 봐달라는 집이 종종 있었고 그때 보일러를 처음 만져봤습니다. 배달하면서 계속 보일러를 만지다 보니 보일러에 대해 이해가 생기고 흥미가 생겼어요. 그래서 가정용 보일러 이영수 명장님을 직접 찾아가 보일러 기술을 배웠습니다.

보일러 명장님에게 기술을 배우시다니 굉장히 신기해요!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가정용 보일러 명장이신 이영수 명장님은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많이 찾아오는 분이에요. 방송 촬영할 때마다 제자를 많이 소개해주시는데, 그중 한 명이 저입니다. 명장님께서 운영하시는 <사랑의 보일러 학교>는 절박한 마음으로, 봉사하기 위해 보일러 기술을 배우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고 서로가 서로의 멘토가 됩니다. 1년에 30명씩만 제자를 배출하는 곳이죠.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살려야만 하는 상황을 만난 곳이고 서로가 영원한 동지가 되는 학교죠.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선 노동청에 구직활동을 증명하기 위해 국가가 인증한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서류가 필요했어요. 보일러 학교는 국가 공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원금도 못 받고 구직활동 증명도 되지 못했죠. 그래서 아는 동생의 추천으로 에어컨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낮에는 에어컨 기술을 배우고, 밤에는 보일러 학교에서 보일러 기술을 배웠습니다. 보일러 관련 자격증을 4개나 땄지만 현장 경험도 없이 계속 월급쟁이로 살아왔던 사람에게 일자리를 주는 회사는 많지 않았어요. 

저도 처음에 보일러를 배우고 서비스를 시작할 때 정말 무너져 가는 집에서 살았습니다. 보일러 일감을 많이 받지를 못하니 여름에 에어컨 설치/수리를 했고, 시즌이 끝나면 겨울엔 강원도 토목공사 현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강원도는 겨울에 영하 16도까지 내려가는 추운 곳이고 너무 추워서 공사가 중단되는 날이 많았어요. 

그때 이영수 명장님께서 저에게 연락을 주셔서 보일러 관련 일자리를 소개해주시고 제가 맡은 일을 척척 잘 해내니까 린나이 보일러 대리점에 저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보일러 설치 기사는 항상 부족하지만 그만큼 경력 20년도 넘는 진짜 보일러 고수들이 정말 많았어요. 그때 정말 고생도 많이 했지만 선배들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지금은 제가 강의를 나가고 있네요.)


가정용 보일러 이영수 명장님의 방송에 함께 출현한 김유석 고수. 출처 OBS <살맛 나는 세상>


고수님은 보일러 설치 및 수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일러는 보일러 기계뿐만 아니라 분배기, 배관 등 집안의 전체적인 구조와 흐름을 모두 알아야 하는데 가정집마다 보일러나 배관의 환경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영역이 너무 많아요. 보일러도 계속 신제품이 나오고 구조가 달라지고 있죠. 그래서 지금도 현장에서 배우고 연구하며 보일러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일러 설치는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정해져 있는 AS와 달리 집안 전체에 어떻게 배관을 연결할지, 어디에 보일러를 설치해야 하는지, 그 작은 보일러실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정해지지 않은 현장에서 내가 무언가를 만들 때,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내 노하우로 하나씩 쌓여 성장되는 그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시공과 관련해선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강해요. 하지만 내 지식과 경험으로 충분히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제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 기술로 소비자가 흔쾌히 값을 치를 때 받는 돈 버는 맛이 정말 좋습니다.



일을 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일이 있었다면 하나 소개해주세요.


보일러는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현장 경험도 풍부해야 하므로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해결하기 힘든 일을 많이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 되는 게 정말 뿌듯하죠. 

작년 겨울 한파로 정말 추웠을 때, 마포의 어린이집의 보일러 수리를 했던 일이 떠오릅니다. 날씨는 추운데 보일러가 제대로 돌지 않아 유치원이 추워서 학부모들이 유치원에 민원을 넣을 정도였어요. 보일러를 설치했었던 기사가 와도 해결되지 않아서 저를 찾게 되신 거죠. 저도 백방으로 살펴보고 이영수 보일러 명장님께도 의견을 구해가며 원인을 연구했습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한 끝에 난방 온수가 분배기 거치지를 않아 교실에는 난방이 되지 않고 보일러실에서 가까운 주방만 난방 온수가 도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원수관을 밸브를 설치해 물이 분배기로 빠지도록 시공했고, 유치원 원장님께 밸브를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유치원 원장님께 딱 1주일만 떼보고 보일러가 된다면 딱 70만 원만 보내달라, 보일러가 되지 않는다면 돈은 안 보내주셔도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1주일 뒤에 제 통장으로 70만 원이 입금되었는데, 문제를 해결했다는 성취감과 누군가를 도왔다는 뿌듯함이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꿈이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는 내일모레 60이 됩니다. 정말 열심히 살았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이 이뤄냈지만 지금은 몸이 안 따라줍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일을 꾸준히 유지를 해가되 60 넘어서는 후배들에게 기술을 가르쳐주고 기회를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후배들이 배우는 과정에서 저도 함께 배우는 것도 기대됩니다.  

몸과 나이를 생각하더라면 그냥 이대로 유지하는 게 제일의 목표인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목표를 높인다면 보일러 일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숨고에는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시작을 먼저 경험한
고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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