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 자신보다 아름다울 때

도달할 수 없는 나의 초상

by soominC

언젠가 내가 나를 이해하는 것보다, 나에 대한 그의 해석이 나 자신보다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 본다. 그때 그 아름다움은 누구의 것이었나? 그것은 그가 내게 건넨 가장 사치스러운 선물이었다. 스스로를 비루하게만 여기던 나는 늘 나 자신을 검사하듯 이해했다. 그러나 그는 달랐다. 예술작품 한 편을 감상하듯 나를 해석해 주었다.


그 아름다움이 그의 창작물이었든 나의 실체였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나를 ‘아름답다’고 정의했을 때, 나는 기꺼이 그 정의 속에 갇히고 싶었다.


사랑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그가 떠난 자리에서, 나는 뒤늦게 알았다. 그때의 아름다움은 사람에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이’에만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그를 사랑한 걸까, 그가 본 나를 사랑한 걸까. 그가 남긴 건 추억이 아니라, 내가 다시는 도달할 수 없는 ‘가장 눈부신 나의 초상’이었다.


비가 기억처럼 내리는 오늘, 아름다움만 주고 간 그가 더 밉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