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중의 긍정

긍정의 변증법

by soominC

다루기 힘든 연인의 목소리로 인해 나는 행복하며 불행한 모순을 겪는다. 그의 목소리는 나를 채우는 동시에 비운다. 그가 나를 부를 때 나는 존재의 근거를 얻지만, 그가 침묵할 때 나는 형체 없이 사라진다. 그러나 이 불안정한 존재론 속에서도 나는 우리 관계에서 생기는 모든 일을 긍정이다. 비록 불만스러운 그의 태도나 상황에도. 왜냐하면 부정은 곧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아직 그를 잃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나에게는 두 가지 긍정이 있다. 하나는 그의 말에 조건반사처럼 즉각적인 긍정이다. 나는 모든 것에 대해 ‘예’라고 말한다.그가 약속을 미루면 “괜찮아”, 그가 연락을 뜸하게 하면 “바쁘지”, 그가 나를 서운하게 해도 “이해해”. 이렇게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평가절하될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서글픈 열정의 순간이다. 사랑에 빠진 자는 언제나 대답한다—즉각적으로,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나는 협상력을 잃는다. 거절할 힘을, 요구할 용기를 잃는다. 그저 그가 원하는 대로, 그가 편한 대로 나를 맞춘다.


그러나 다른 하나의 긍정으로 나는 이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것은 그를 부정이 아니라 오히려 그를 극복하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에 대한 나의 반응 방식을 극복하는 것이다. 첫 번째 긍정이 무의식적 굴복이라면, 두 번째 긍정은 의식적 선택이다. 나는 이 관계를, 이 고통을, 이 모순을 온전히 긍정한다. 도망치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나는 이 고통스러운 사랑마저 적극적으로 끌어안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희생자가 아니라 주체가 된다.나는 묻는다. ‘이 관계가 나를 어떻게 만들고 있는가?’ 그리고답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것을 원한다.’ 이것은 자기기만이 아니라 자기인식이다.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안다. 그리고 그것을 선택한다.


이 사랑은 나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나를 재구성한다. 첫 번째긍정 속에서 나는 흔들리고, 두 번째 긍정 속에서 나는 단단해진다. 이 모순적 움직임 속에서 나는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알게 된다. 사랑받기 위해 자신을 지우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자신을 확장하는 사람으로. 그가 나를 채우고 비우는 동안, 나는 스스로를 다시 쓴다. 결국 내가 긍정하는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하는 나의 운명이다. 그의 목소리가 나를 채우는 날에도, 비우는 날에도, 나는 그 빈자리를 내 삶으로 메울 것이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