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먼저 도착하는 사람

형벌을 선택한 나

by soominC

그는 나에게 특권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를 기다린다. 그는 나에게 기다리라고 말하지 않는 명령을 했다. 한 번도 그는 그런 명령을 내린 적 없는데도, 나는 그 명령을 따른다. 헤어지자는 말 없이 떠난 사람은, 떠나지 않은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으로 만든다.


그를 만날 때도 그랬다. 무슨 일을 하든 나는 늘 시간이 있었고, 약속 장소에는 항상 먼저 도착했다. 식당에서 맛있게 식사하며 웃고 떠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아닌 척 스마트폰을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내 감각은 문에 고정돼 있었다. 들어오는 사람들, 문 여는 소리, 그 틈마다 나는 몇 번이나 반가운 얼굴을 연습했다.


약속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 그를 불만스럽게 기다리다가도, 곧 걱정이 앞섰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그러다 그가 들어오면, 복잡한 감정은 뒷전이 되고 나는 수줍은미소를 지었다. 그 앞에서는 늘 그렇게 됐다.


나는 그런 사람을 기다린다. 어제의 거기에서가 아니라, 오늘의 여기에서도 아니라, 아직 도착하지 않은 내일의 자리에서.기다림이라는 형벌을 받은 나는, 그가 올지 안 올지로 사랑을판정하지 않는다. 나는 내 방식으로—이 사랑이 식기 전까지—그를 기다릴 것이다.


다만 두려운 건, 계속해왔기에 익숙한 이 기다림이 언젠가 내게 지루해져서, 내가 다른 내일을 기다리러 떠나버릴까 하는 것뿐이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