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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민 Feb 12. 2022

[15주] 네덜란드에서 '조동' 만들기

조리원 동기? 여기는 조산원 동기들!

코로나 때문에 조리원 동기들을 만들 수가 없어요... 혼자 칸막이 속에서 밥 먹고... 남편도 못 들어오고...


2020년, 2021년 출산한 엄마들의 글이나 그림을 보다 보면 비슷한 이야기가 많다. 보통 2주 동안 지내는 조리원에서 다른 사람들과 말 한마디 없이 아이와 간호진과의 소통이 전부인 경우를 보면 내가 다 안타까울 지경이다. 물론 그 사이에서도 타고난 인싸력(?)으로 조리원 동기, 일명 '조동'을 만들어서 자주 만나는 엄마들도 있기는 하다. (내향형인 내 입장에서 보자면 그저 대단하신 분들!)


조리원에는 갓 태어난 신생아들이 꼬물대고 있겠지... (사진 출처: Pixabay)

어느 날 조산원에서 이메일 한 통이 왔다.


제목: Invitation to CenteringPregnancy Online
        (CenteringPregnancy 온라인 프로그램에 초대합니다.)


CenteringPregnancy 프로그램은 미국으로부터 유래된 산모 케어 프로그램으로, 보통 11~18주 차부터 시작해서 총 10번의 세션을 갖게 된다. 비슷한 주수의 산모들 10명 정도가 담당 조산사와 함께 2~3주에 한 번씩 만나서 임신 기간 중의 경험, 필요한 지식을 공유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출산 이후의 여정까지도 함께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효과로는 조산의 가능성이 낮아지고, 산모의 지식 형성을 뒷받침하며, 출산을 보다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며, 자신이 받는 출산 과정 서비스에 대해 더 만족할 수 있다고 한다. (출처: Healthcare for Internationals)


조산원에서 받아 온 CenteringPregnancy 워크북 책자. 영어와 네덜란드 버전 두 가지가 있다.


나는 처음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안내받았을 때부터 꼭 체험(?) 해 보고 싶어서 이메일이 오자마자 빠르게 참여 의사를 밝혔고, 며칠 후 Zoom 링크와 함께 첫 세션 안내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약속한 날 오후 4시, 링크에 접속하자마자 익숙한 얼굴의 조산사 M과 다른 산모 8명이 더 보였다.

조산사 M은 우리의 이름이 적힌 슬라이드를 띄우면서 첫 세션을 환영했다.

우리는 각자 소그룹으로 나뉘어 이름, 국적, 초산 여부, 현재 주수 등을 이야기했다. 나를 포함한 외국인이 반, 나머지 반은 네덜란드 산모였다. 그리고 다시 메인 회의실로 모여 임신 기간 중 영양소 섭취에 대해 간단히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나니 벌써 1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첫 세션이 끝나기 전에 한 산모가 Whatsapp 그룹을 만들자고 제안해서 나름 단톡방도 만들었다. 단톡방 이름은 "Baby 2022". 아직까지 많은 대화가 오가지는 않지만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면 다들 근처 사는 이웃이니 작게나마 모일 수도 있지 않을까, 슬쩍 기대해 본다.


쪼꼬미들 여럿이 뭉쳐 있으면 얼마나 귀엽게요 (feat. 앞날을 모르는 예비맘) (사진 출처: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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