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홀로 가는 여정이 결코 쉽지는 않다.
이혼 후 처음으로 가장 슬프게 울었던 이유는 방 안의 전구를 새로 바꾸어 주어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였다.
전구 바꾸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았던 기억을 살려 희미하지만 생각이 나는 대로 전구를 이리저리 돌려 보았지만 계속 전구가 맞지 않고 헛돌아가기만 했다. 팔이 아파서 내리다 쉬다 결국엔 포기하고 의자에서 내려왔다. 전 남편한테 전화를 걸어서 이것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싶은 마음이 순간 강하게 들었다. 그러다 생각해보니 이제 겨우 이혼하고 이런 부탁을 하는 내 꼴이 너무 우스워질 거 같아 그 마음을 이내 포기했지만....
그러다 무엇인가 가슴에서 갑자기 복받쳐 우는 감정이 생기면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그칠 수 없는 울음이 되어버렸다.
전구 하나 바꾸기 위해 전 남편에게 전화를 하고자 하는 이 나약한 마음 의지력 약한 나의 모습에 나는 나 자신을 회피하고 싶었다. 행여나 내가 내린 결정이 순간 잘못된 선택일 수도 있다는 마음의 생각을 지워버려야 했기에 내가 마주한 현실에 나는 아니야 라고 소리치면서
이혼 이후 삶은 나에게 판타지 삶도 자유의 만끽함을 완전히 가져다주는 삶의 여정이 아니라 혼자 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하는 여정의 시작이었다.
학생 때는 부모의 밑에서 이 여정을 시작하지 못했고 결혼을 해서는 남편과 함께 했기에 이 여정을 시작하지 못했는데 이혼 후 지금까지 나는 이 여정을 홀로 하고 있다. 혼자 문제를 고민하고 풀기 위해 답을 찾아내고 혼자 모든 것을 다 알아보고 결정해야 하는 이 삶의 시간들이 나에겐 아직도 어렵고 버겁고 때로는 좌절하기도 한다.
주위에 있는 모든 다 잘 살고 있는 지인들 가정들을 보면 함께 서로 문제를 풀어가고 공유하고 해결해가고 때로는 싸우는 모습들도 있지만 그러나 함께 하는 그 자체에 그 모든 위기도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다.
아이러니하게 우리 전체 가족 중에서도 친한 모든 지인들 친구들 속에서도 나만 유일하게 이 홀로 가는 여행을 하고 있다. 나를 제외한 나와 친한 모든 이들은 행복을 추구하고 만들어가는 결혼생활을 영위해가고 있다.
이런 주위 환경 속에서 내가 오랫동안 같이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은
" 안 부러우세요?" , " 같이 어울리면서 마음이 외롭거나 힘들지 않아요?"
내가 부러워하거나 외롭거나 힘든 감정을 움켜쥐고 있었다면 나는 이혼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나의 홀로 가는 여정을 내가 선택한 길인 만큼 묵묵히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좀 더 다른 사람들보다 오래 시간이 걸릴 뿐이다.
내가 준비가 되어서 맞이한 삶이 아닌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홀로 여행이라 때로는 넘어지고 다치고 며칠을 움직이지도 못하기도 하는 날들도 많다. 그러나 홀로 깡충깡충 뛰며 날듯이 전속력을 다해 질주하는 여정의 날들도 경험을 하면서 이제야 홀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찾아내기 시작한 나의 이혼 후의 삶에 나를 스스로 요즈음은 자랑스러워한다.
잘 견뎌왔다고 스스로 나에게 칭찬을 하기도 하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홀로 여정에 힘을 박차며 가고 있다.